한국일보

“라이선스로 구직난 돌파”

2004-02-0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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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로 구직난 돌파”

부동산, 건축, 통역, 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라이선스 취득을 준비하는 한인들이 크게 늘었다. 타운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인회계사 준비 클래스를 수강하고 있다.

부동산·건축·통역 학교 한인들 몰려

‘미국에선 라이선스가 최고.’

경제의 꾸준한 회복에도 불구, 취업 시장은 별로 호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각종 주정부 라이선스를 취득해 구직난을 정면 돌파하려는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데니스부동산학교의 데니스 김 학장은 “지난 20년간 강의를 해 왔는데 지난 4년간은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에이전트 시험 준비반에 학생들이 많다”며 “대기자 명단까지 필요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 학장은 “부동산 경기가 기록적인 활황을 보이면서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나 샌호제 등에서 비행기를 타고 강의를 들으러 오거나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도 출장 요청이 잇달아 최근에는 강의 내용을 DVD로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학장에 따르면 원서를 내고 시험을 보는 데도 2달이 걸릴 정도로 라이선스 취득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업계에서 실제 살아남는 비율은 5% 안팎이어서 철저한 프로정신이 필수다.

칼텍 교육대학이 신설한 건축면허 클래스에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카니 김 원장은 “다음주에 시작되는 클래스와 관련해 하루 40여통의 전화가 걸려온다”며 “3개월 코스로 일반 건축, 전기, 바닥재, 페인팅, 플러밍 등 5개 클래스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60% 가량은 면허 없이 일하고 있는 건축분야 종사자들이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갓 온 사람들과 주택 리모델링으로 재미를 본 후 더 공부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반반”이라는 것이 김 원장의 전언.

김 원장은 “4년 경력이 있으면 소셜번호가 없는 사람도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수 분야인 통역사 자격증 시험의 문을 두드리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LA동시통역학교의 박준희 학장은 “작년 9월에 오픈했는데 약 1년 걸리는 코스에 현재 80여명이 등록해 있으며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 학장에 따르면 수강생들은 법정, 행정, 의료 통역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연령은 대학생에서 75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박 학장은 “한국어 통역사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이 달린다”며 “월 5,000-1만달러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자유 직업으로 연령에 관계없이 현직에서 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 온다”고 전했다.
이밖에 퍼시픽 스테이츠 유니버시티 등의 공인회계사 시험 준비반, 팔레스 뷰티 칼리지의 미용사 시험 준비반 등에도 한인들이 몰리고 있어 라이선스를 따 이민생활에서 경제적 안정을 찾으려는 추세는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섭 기자>peter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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