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말기부터 ?
부시집권 후부터 ?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최근의 경기침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때 시작됐나. 아니면 조지 부시 현 대통령 취임 후 시작된 것인가. 연말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매우 민감한 이 문제가 새삼 경제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제주기 판단과 관련,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지난 2001년 3월에 시작돼 그해 11월에 끝났다고 밝혔던 최근 경기침체의 시작 시점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촉발된 이 논란은 대선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야당인 민주당 후보는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가 추락하면서 실업자가 양산됐음을 최대의 공격무기로 삼을 것이 뻔한 가운데 경기침체가 이미 클린턴 전 대통령 재직시 시작된 것이라면 이와 같은 비난은 명분이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NBER는 22일 경기침체 시작 시점을 2000년 11월까지로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전날 월스트릿 저널의 보도를 시인했다. 이 시점은 부시 취임 두달 전이다. NBER 경기주기 시점위원회는 이달 초 회의 이후 이 문제를 줄곧 논의해 왔고 곧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NBER는 지난 75년 경기침체 시작시점을 앞당긴 적이 있으나 이와 같은 일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어쨌든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취임한 지 두달만에 미국 경제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보다는 두 달 전 추락하기 시작한 경제를 물려받았다는 쪽이 선거에 유리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