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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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의 몰락

2004-01-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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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딘이 아이오와에서 참패한 데 대해 누구보다 실망스럽다. 딘은 민주당의 희망이기도 했지만 나의 희망이기도 했다. 딘이 대선 후보로 지명됐더라면 공화당은 대선은 물론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을 것이다.
이 꿈을 깬 사람은 누구인가. 보수파들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보수 성향의 내셔널 리뷰는 그를 표지에 싣고 ‘제발 이 사람을 지명해 달라’고 제목을 붙였다. 백악관을 비롯 공화당 전략가들 은 그가 지명될 것이라는 전망에 희색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민주당원들이 정신을 차리기 전 그가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이겨 지명을 따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민주적 절차를 통해 그는 졌다. 그가 그렇게 된 것은 외적인 요인도 있다. 이라크는 계속되는 사상자 발생으로 부시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호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일단 사담이 잡힌 이상 “내가 제일 먼저 강력히 이라크 전에 반대했다”는 것은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
딘의 문제는 그의 메시지보다 태도다. 아이오와에서 참패한 후 그가 보여준 광적인 모습은 대다수 유권자의 마음을 돌려놨다. 딘은 타운홀 모임 같은 소규모 집회에는 능하지만 TV를 통한 선거전에는 약하다.
TV 같이 차가운 매체를 통해 볼 때 딘의 장기인 분노와 흥분은 좋게 비춰지지 않는다. 흥분한 딘의 모습은 이제 TV 코미디언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다. 정치에서 한번 놀림감이 되면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 딘의 지명을 바랐던 내 꿈은 깨진 것 같다.

찰스 크라우트해머/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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