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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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는 선심 작전

2004-01-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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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대통령의 국정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언중에 전해졌다. 그의 자리를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자신이 대통령 역할을 이미 꽉 잡고 있다고 통보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그는 그 자리를 계속 보유하기 위한 공격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번 국정연설은 국민들에 대한 대통령으로서 정례 보고이자 재선 캠페인 개막전이었다. 부시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이 직면한 장기적 책임들을 열거하고, 무보험자 돕기 의료혜택 플랜에서부터 취업 훈련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후한 정책들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런 기금들을 어떻게 만들어 낼지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 연방의회가 낭비를 줄이고 국민들의 돈을 현명하게 써야 한다는 말이 고작이었다.
현직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선거운동의 기회로 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1996년 클린턴대통령은 작은 정부에서부터 친 가정적 제안 등 공화당의 입장을 흡수하면서 재선 무대를 만들었 었다.
대통령들이 그런 약속을 임기 초기에 한다면 유권자들도 믿고 따를 수가 있다. 그러나 선거를 10개월도 남겨두지 않고 하는 약속은 공약으로밖에 간주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키지 못할 약속들이 나오는 것이다.
부시는 올해 이미 5,000억달러를 넘어서는 적자 예산과 그가 내세운 제안들을 어떻게 맞춰 나갈 지에 대한 답을 회피했다. 그가 제안한 비싼 프로그램을 보면 우선 세금 감면이 있다. 부시의 세금감면 혜택은 대부분 2010년에 만료된다. 이들을 영구적으로 만들면 10년간 1조달러의 경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그외 소셜 시큐리티 개혁, 무보험자 의료 혜택 등도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들이다.
이렇게 예산에 구멍을 내면서도 부시는 앞으로 5년간 예산 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물론 제시되지 않았다.
예산이 지금 상태로 유지되고 세금 감면이 연장된다면 국가 부채는 현재의 4조달러에서 오는 2014년 10조달러 이상으로 껑충 뛰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 나라의 모든 남자와 여자, 어린이들이 저마다 3만달러 이상의 부채를 짊어지게 되는 것과 같다.
부시는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관련 일반 대중에게 요구되는 재정적 희생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되는 지는 역시 제시하지 않고 있다.

USA투데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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