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인·청소년 돕는 ‘그림자 선행’--- 안 익스테리어 안세웅 대표

2004-01-2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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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축인이 외로운 한인노인들과 청소년을 위한 행사를 뒤에서 적극 돕는 등 선행을 펼쳐와 한인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림자 선행의 주인공은 20여년간 건축인의 외길을 걸어온 안세웅 안 익스테리어 대표(사진. 49).
그는 2002년초 배뱅이굿의 인간문화재 이은관씨 등을 초청한 국악한마당 공연을 시작으로 지난해 2월 북버지니아한인회가 마련한 설맞이 경로잔치에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까지 사재를 내놓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지난해 청소년들을 위한 가요제가 재정난으로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거액을 내 도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안 대표는 오는 24일(토) 애난데일 야니토탈 웨딩에서 마련되는 북버지니아한인회 주최 효도잔치의 스폰서를 쾌히 응락해 사회봉사 정신을 이어갔다.
그는“저 자신도 노모가 계시지만 미국에 계신 부모님들 모두 이민생활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그 분들에 조그만 즐거움, 마음의 위로라도 된다면 나 아닌 다른 누구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라며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찬사에 극구 손사래를 쳤다.
사실 그가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에 조용히 팔을 걷어부친 데는 또다른 숨은 이유가 있다.
“20년간 건축 일을 해왔지만 서로 경쟁하다보니 건축인들의 모임이나 협회는 없습니다. 그러니 사회활동이나 봉사할 기회도 없어 늘 안타깝게 생각해 왔는데 우리도 할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건축인들의 낮은 사회활동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를 나눔의 길로 인도했다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1982년 도미, 사이딩맨으로 출발해 루핑등 건축 일을 배워가며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 6년만에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신뢰를 쌓자 미국인 사장의 요청으로 동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독립해 풀타임 직원만 25명이 소속된 종합건축회사로 발돋움시켰다. 몇 년 전부터는 주택터를 매입, 가정집을 신축한 후 파는 커스텀빌더로 나서 성공 대열에 올랐다.
“신용과 기술력 없이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기는 힘듭니다. 건축인들도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과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른 소수계들의 진출등으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환경속에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그가 한인 건축인들에 바라는 점은 한가지가 더 있다.
“노동, 건축하는 동료 분들을 보면 의기소침해있고 직업의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란 생각을 버리고 전문 기술인이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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