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일 300여명에 이메일 ‘아침편지’

2004-01-0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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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플라자 데이빗 남씨

『평범한 생활을 즐기는 것/ 곧 작은 기쁨을 알아봄이지/ 느낌표가 그치지 않아야 해(중략)/ 자라는 일어나서 거북이한테 넙죽 절하였다./ “어른의 장수 비결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느리고 찬찬함, 곧 사소한 것을 중히 알아보는 지혜로군요.”』(정채봉의 ‘생각하는 동화’에서)
코리아타운 플라자에서 리스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빗 남(34·사진)씨가 8일 아침 이메일로 배달한 책갈피 속 한 구절이다.
2년 반 전 5명으로 시작된 남씨의 배달 리스트는 이제 300여명을 넘어섰다. 그가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 포럼의 사이트에 접속하는 회원 4,000명까지 합치면 결코 적지 않은 독자 수다.
남씨는 “샌타모니카 칼리지에서 카운셀러로 일할 때였습니다. 제가 보낸 작은 문구 하나에 심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던 한 학생이 큰 위로를 받았다는 답장이 날아왔습니다.
그 때 물질만이 세상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고 느꼈습니다”고 아침편지를 시작한 동기를 밝혔다.
그의 편지를 받는 연령층은 중고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타는 목마름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남씨는 성경부터 행복론 강의까지 폭넓은 서적을 섭렵한다. 책 한 권을 잡으면 이틀을 넘기지 못 한다.
남씨는 “일방적으로 제가 글을 보내는 게 아닙니다. 더 좋은 글귀를 찾으라고 책도 보내주는 분이 있어요. 그런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느낌을 갖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고 말했다.
남씨의 글을 받고 싶다면 www.smcdavid2003@yahoo.com으로 연락하면 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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