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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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사역에 투신한 장현구 목사

2003-12-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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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올 겨울에도 동사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생각할수록 안타깝습니다. 은혜한인교회의 장현구 담임목사는 길거리를 헤매고 있을 노숙자들의 건강상태를 무척이나 염려했다.

장 목사가 아틀란타에서 노숙자 선교를 펼치기 시작한지는 3년 반. 그의 선교활동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드러낸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올 겨울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고 있다. 선교활동을 펼칠 장소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장 목사는 교회 신도들과 함께 매주 화요일 다운타운내 위치한 유클리드 에비뉴 침례교회에서 정성껏 만든 따뜻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무료 식사 전에는 굳게 닫힌 이들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설교를 준비했었다.


장 목사 스스로가 노숙자 생활을 경험했기에 더 절절한 간증과 기도를 할 수 있었다. 매주 50명에서 70명, 많게는 150명까지 노숙자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장 목사를 찾았고 그의 설교를 들으며 재활을 다짐했다.

그러나 손을 들며 그에게 걸어나왔던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마땅한 재활원을 찾지 못해 다시 길거리로 돌아가곤 했다. 재생훈련은 인고의 노력을 요하는 긴 과정입니다. 좋은 시설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관리 받아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죠

어렵게 변화의지를 갖게된 이들을 제대로 된 기관에 연결시켜 줄 수 없어 장 목사는 가슴 아파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그나마 점심식사조차 제공하지 못해 장 목사는 힘빠진 모습이다. 주된 이유는 수십명 분의 요리를 준비할 장소가 없다는 것.

그간 임시방편으로 교회에서 음식을 실어 나르던 것도 관할 소방서의 주의를 받으면서 그만둬야 했다. 규정대로 교회건물을 개조하려면 1만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대 공사를 벌여야 할 판이니 답답해할 만도 하다.

매년 동사한 노숙자들의 1/3은 제가 아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담요라도 나눠줘야 하는데 마음만 급하네요. 장 목사는 노숙자 사역이 자신의 평생임무인 것 같다며 어떻게든 다시 식사를 준비하고 마음을 풀어주는 설교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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