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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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단체와 송년행사’

2003-12-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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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시각-김판겸 기자

날씨가 추워지는 12월이 되면 한인 단체들은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는 송년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다른 단체에 뒤질 수 없다며 분수에 맞지 않는 행사를 여는 단체들도 더러 있다. 그래서 이들을 바라보는 동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지난 1년 간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동포사회를 위해 일해왔는지 아는 한인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단체들은 한해를 정리한다고 모여 ‘자화자찬’(自畵自讚)하며 그나마 동포사회를 위해 열었다는 1∼2개의 행사를 자랑하는 것으로 송년행사를 마무리하곤 한다.

우리 돈으로 걷어서 우리끼리 모이자는 송년 행사에 ‘왜 밤 놔라 대추 놔라 하느냐’며 따질 수 도 있다. 회원들이 분수에 맞는 모임을 통해 한해에 잘 한일과 못한 일을 칭찬하고 반성하며 내년에는 한인사회를 위해 더 나은 단체로 거듭나기를 열망하는 진실된 모습이 보인다면 자신들이 기금을 모아서 여는 행사에 왈가왈부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인사회는 뒷전으로 밀려 난지 오래다. 한마디로 내실은 엉망인데 겉치레에만 잔득 신경 쓴 모습이다.

값비싼 장소, 연예인초청 이러한 것들을 위해 최소 몇 만달러의 자금이 소용될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행사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이 낭비되는 돈을 한인 2세들의 장학사업에 기부하는 등 보람 있는 일에 사용하는 것이 백 번 낫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2세 교육, 2세 교육 말로만 하지말고 한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 우리 자라나는 한인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이라도 마련해 주는 따뜻한 손길이 2003년을 뜻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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