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이 죄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2003-11-26 (수)
사람들은 너무나 궁금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 궁금한 것에 대해서 물어보려 하지도 않습니다. 왼지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습니다. 물어보았다가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밝혀 질 때 까지 인내 하는 법도 없습니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자기가 의심하는 것에 맞추어 보기 시작하고 의심의 도를 넘어서 사실을 만들어 버리는 무서운 경우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어떤 나무꾼이 어느 날 도끼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는 분명히 이웃집 아들이 훔쳐갔으리라 단정했습니다. 그날부터 그의 눈에는 이웃집 아들의 걸음걸이가 도둑놈의 그것 같이 보였고 얼굴을 보아도 분명 도둑놈 상이었습니다. 말하는 것도 도둑놈의 말투로 들렸습니다.
며칠 뒤 그는 산골짜기에 들어갔다가 뜻밖에 잃어버린 도끼를 갖았습니다. 이튿날 그가 이웃집 아들을 보았는데, 그 동작과 태도가 도둑놈의 그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이런 경험을 매일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저 사람이 원래 나한테는 이러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걸까?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 걸까?’, ‘어? 내 목도리…제가 내 목도리 예쁘다고 했는데 저 아이가 가지고 간 것은 아닐까?’ 또는 ‘내가 이 이야기를 저 친구한테 밖에 아니 하였는데 다른 아이가 알고 있다니….분명 저 친구가 얘기 했을 거야..’ 등등… 만약 이런 의심들을 하다가 사실이 아니라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울까요? 그리고 상대방에게 얼마나 미안할까요? 이런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면 정말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차근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심을 하기 전에 ‘내가 저 사람에게 뭐 잘못 한 것이 있는 걸까?’, ‘내가 또 목도리를 어디다 두고 찾지 못하는 거지?’ 또는 ‘내가 저 친구말고 누구한테 또 이런 이야기를 했지?’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의심이란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의심 속에 본질은 변형되고 그것을 행하는 자기 자신의 마음까지도 비뚤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