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눈에 띄는 손실만 해도 화물 운송 차질, 회사 폐쇄, 여행 상품 취소 등으로 다양하다.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산불 진화와 청소에 드는 비용만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가주 경제 규모가 7,00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산불 피해는 경제에 아주 큰 타격을 가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경제학자들은 “산불 같은 재해가 단기적으로 경제를 주춤하게 하지만 경제는 곧 제 위치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산불로 인한 단기 피해는 우선 교통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가주 항구에서 동쪽으로 운송 화물을 나르는 데 쓰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도 라인이 26일 이후 수시로 끊기고 있다. 29일까지 100라인 이상이 정체나 지체되며 운송에 차질이 생겼다. 포드, 타겟, 월마트 등 대형업체들은 아직까지 물품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산불이 더 확산되면 피해가 늘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고 국제공항에서 이착륙이 지연되면서 배송업체 페덱스도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철도와 도로가 막히면서 다른 택배업체 UPS도 LA와 샌디에고 인근 5개 피해도시에서 물건을 픽업하거나 배달하지 못하고 있다.
배송에 차질이 빚어져 제대로 운영되지 못 하는 회사들도 있다. 햄버거 빵이 모자라 개점휴업 상태인 ‘잭 인 더 박스’체인점도 많다. 제과점들도 원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빵을 굽지 못하는 상태.
회사 폐쇄도 잇따르고 있다. 샌디에고 헤드헌팅 회사 ‘셸톤&파커’는 아예 이번 주 내내 문을 닫아 이 달 말로 예정됐던 첫 유럽 지사 사무실 개소가 늦어지고 있다.
문을 연 샌디에고 인근 회사들도 결근이 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출근한 직원들도 피해 직원 돕기 기금 모금, 산불 피해 속보 청취 등으로 일손을 제대로 못 잡고 있다.
한편 열쇠공들은 반짝 특수경기를 맞고 있다. 집에 보관하던 열쇠들이 불에 타버려 은행 금고를 열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 열쇠공들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지경이다.
<김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