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2003-10-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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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마침내 주지사직을 획득했다. 새크라멘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통상적 정치게임 대한 유권자들의 적법한 분노의 물결을 탄 덕이다. 슈워제네거는 이제 전체 캘리포니아를 영도해 나가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준수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에게 반대했던 정치인들은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소환이 근본적 개혁의 최상의 방법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선거 캠페인은 끝났다. 주정은 새롭게 펼쳐져야만 한다.

슈워제네거 주지사 당선자는 다른 정치인들과 보다 공고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이 점에서 실패를 했다. 그 결과가 소환투표다. 슈워제네거를 비꼬아 왔던 민주당 지도층은 한가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소송이나, 새로운 소환 등 파당적 보복을 통해 새 주지사를 방해하려는 기도는 유권자들의 경멸만 사는 결과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유권자들은 ‘새로운 주지사’ 이상의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방식의 주정을 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사실을 무시해 위험을 자초한 것이다. 공화당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유권자들은 보냈다. 이 배우 출신 주지사 후보가 그들의 입맛에 맞는 보다 보수적인 인물이기를 바라는 것은 정치적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메시지다.


캘리포니아주의 재정문제는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예산은 아직도 주요 이슈다. 공약대로 새 주지사가 회계감사를 해도 별로 얻을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주정부 회계가 일반 기업체 회계보다 더 투명하다는 것은 이미 잘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새 예산은 시작부터 80억달러 부족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공약대로 슈워제네거가 자동차 등록세 인상을 철회할 경우 이로 인해 부족되는 예산은 40억달러에 이른다. 게다가 교육부문이 신성불가침 부문이라면 도대체 어느 부문에서 예산 삭감이 가능할 것인가.

슈워제네거는 공약대로 직업을 창출하는 새 프로그램의 아웃라인을 발표해야 할 것이다. 그 프로그램이 각종 주 정부 규제 개정을 수반한다고 할 때 민주당 다수의 의회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새크라멘토의 공화·민주당원들은 마치 행복하지 못한 결혼에 갇혀 항상 말다툼하는 부부와 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모습은 캘리포니아 주민에게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소환투표는 캘리포니아를 보다 생산적 통로로 이끄는 개입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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