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형편없는 민주당 후보들

2003-10-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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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은 재임시절 21세기로 가는 다리를 건설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나 10명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고성장과 저실업, 재정 흑자의 행복했던 90년대 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리처드 게파트 연방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지난 주 토론에서 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안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경제에 관한 민주당 후보들은 조셉 리버맨 상원의원 지적대로 클린턴의 성공 비결에 관해 선택적 기억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후보 대부분은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며 2004년의 클린턴이 아니라 로스 페로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집권 시절 NAFTA 통과와 WTO 창설, 중국의 WTO 가입에 적극 나선 클린턴은 가장 자유무역을 신봉한 대통령의 한 사람이었다. 그 재임기간에 2,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클린턴의 무역 개방에 수시로 맞서 싸우던 게파트는 아직도 그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클린턴 업적이 자신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다니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한 때 NAFTA의 지지자였던 하워드 딘은 보호무역주의를 캠페인의 주요 테마로 삼고 무모하게도 NAFTA는 물론 WTO 탈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과거 자유무역을 지지하던 존 케리마저 체결한 무역협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나서는가 하면 클린턴이 제안한 미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클린턴의 유산으로부터의 잘못된 후퇴는 부시의 자유무역에 관한 형편없는 기록에 비춰볼 때 유감스런 일이다. 미 국민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고 무역 상대국을 분노케 한 부당한 철강에 대한 관세에 대한 비판을 민주당으로부터 듣고 싶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 주 토론에서 부시가 지난해 주기로 한 농업 보조금을 철폐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존 에드워즈는 노라고 대답했다. 그는 세계 가난한 나라들을 돕고 미국에 그토록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준 자유무역 체제 수호를 위해 이런 보조금은 억제돼야 한다고 대답해야 했었다.

캠페인 기간에 어느 정도 유권자들에게 아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92년 초 일자리 없는 경기 회복과 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이 걱정거리로 떠올랐을 때 민주당 내에서는 노조 대표 앞에서 자유무역의 필요성을 강력히 옹호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빌 클린턴이었다.

뉴욕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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