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일 전에 ‘칼’이라는 남자를 소개받았다. 나는 그의 이름이 ‘Carl’이라고 생각하고 그에게 ‘Dear Carl’로 시작한 메시지를 보냈다. 며칠이 지난 후, 그로부터 ‘sincerely, Karl’ 하고 서명하여 보낸 메일을 받았다. 그의 이름자인 ‘K’자 밑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이 ‘Carl’은 ‘C’가 아닌 ‘K’로 스펠링을 쓴다는 것을 유념하게 되었다. 첫번 전자 메일을 받은 후에 ‘Karl’에게 몇 번 더 메시지를 보내면서, 그때마다 나는 그의 이름을 ‘K’로 썼는지를 확인하고 보냈다.
한국에서 최근에 이름 스펠링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나는 최근에 칼의 이름 에피소드가 떠올라 뉴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소수 정치인들과 학자들이 ‘Korea’의 ‘K’를 ‘C’로 바꾸어 ‘Corea’로 스펠링을 바꾸자고 주장한다는 기사이다(한국사람들에게 영어 스펠링 염려보다 더 중요한 염려가 없나?).
스펠링 논란의 한쪽 의견에 의하면, 앞으로 있을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남북 팀이 함께 참여하기 위하여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관상으로 보면 북쪽 선수들이 ‘K’로 스펠링을 쓴 Korea를 대표하여 경쟁하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는 거처럼 보인다. Korea를 ‘Corea’로 바꾸어야 한다는 사람들은 두 가지 이유를 주장한다. 첫 번째 이유로는 ‘코리아’가 서양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C’ 스펠링인 ‘Corea’ 소개되었다고 지적하며 본래의 스펠링을 쓰자는 것이다. 고약한 일본사람들이 ‘K’로 바꾸었다고 주장한다. 일본이 한국보다 먼저 올림픽 게임 입장식에 입장하려는 사악한 마음을 품고 일본사람들이 이름을 바꾸었다는 주장이 두 번째 이유이다(’J’가 ‘K’ 앞에 나온다).
이와 같은 주장이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다. 나는 1897년에 출판된 세계 지리책을 소유하고 있다. 그 책에 분명히 코리아를 ‘Korea’로, 한국사람을 ‘Koreans’라고 써있으니 사악한 일본사람들이 스펠링을 바꾼 것 같지 않다.
코리아를 ‘Corea’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K’가 ‘C’보다 이색적인 감을 주는 글자라고 말한다. 그들은 ‘California’ ‘Connecticut’ ‘Colorado’와 같은 미국 주 이름이 ‘C’로 시작되는 것을 지적하면서 ‘C’가 ‘K’보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글자라고 말한다. 캔사스(Kansas) 주민들은 자신들이 색다른 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궁금하다.
’ㅋ’ 소리가 영어로 ‘K’로 발음 될 수 있기에 ‘Korea’라고 스펠링을 쓰는데 별 문제가 없다. 프랑스에서는 코리아를 ‘C’(Coree)로 스펠링을 쓰고, 스페인어와 이탈리아 말도 역시 ‘C’(Corea)로 쓴다.
스펠링 논쟁은 북한사람들이 앞으로 있을 큰 전쟁의 서곡으로 소소한 작은 글자를 가지고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두 개의 코리아가 정치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한 나라로 통일을 되는 그 날 한국사람들은 과연 통일된 조국을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 ‘한국’이라고 할까, ‘조선’이라고 할까. 아니면 ‘C’로 시작하는 코리아라고 부를까? ‘C’이냐, ‘K’이냐 하는 현재의 스펠링 논쟁이 통일이 된 한반도 나라 이름의 전주곡이 아닐까.
나라 이름과 함께 사용될 국기는 어떤 것일까? 국기에 별을 넣을까 아니면 태극을 넣을까? 땅, 하늘, 불, 물의 상징을 사용한 현재의 태극기의 가장자리의 그림과 함께 태극 안에 큰 별을 하나 넣어 남한과 북한의 국기를 디자인하면 어떨까? 그야말로 이상한 디자인이지만 말이다. 나는 통일된 코리아가 이처럼 복잡하고 미세한 이슈들을 해결해야 할 그 날이 올 때까지 살기를 바란다.
코리아가 ‘K’이냐 아니면 ‘C’이냐 라는 이슈로 돌아가 보자. ‘사인, 상징, 그리고 글자’라는 책을 쓴 한스 젠슨(Hans Jensen)은 C, K, Q라는 라틴 글자가 에트리아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용되었나 하는 예를 보여준다. ‘C’라는 글자는 ‘e’와 ‘i’ 앞에 사용되고, ‘K’는 ‘a’ 앞에서 사용되며, ‘Q’는 ‘u’와 ‘o’ 앞에서 사용되었다고 지적한다. 논쟁하고 있는 한국사람들에게 나의 아이디어를 제의하여도 좋을까요? ‘Qorea’라는 새로운 스펠링으로 ‘C’파와 ‘K’파가 합의를 보면 어떨까.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Now that would be really qool).
크리스 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