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 지금 손 뗄 수 없다

2003-09-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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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민주당은 부시가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충분히 돈도 안 쓰고 군벌도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해왔다. 앨 고어는 그 결과 “아프간이 다시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지난 11월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라크에 관해서는 전혀 딴판이다. 부시가 예산 적자를 무릅써 가며 이라크 국가 건설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이라크와 관련,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얘기는 하지 못하고 있다. 미군 보호를 위해 660억 달러를 책정해 놓은 데 대에는 찬성이다. 그러나 200억 달러의 이라크 건설비용에 대해서는 당 전체가 난리다. 거기서는 돈을 쓰면서 미국에서는 왜 안 쓰느냐는 것이다. 미국은 전송망이 낡아 정전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이 때 이라크 전기 시설을 복구할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프간 건설은 지지하면서 이라크 건설에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석유와 중산층, 교육 수준이 높은 이라크는 미래가 있는 나라다. 지난 20년 간 후세인은 GDP를 75%나 감소시켰다. 정치 산업 구조만 자리잡히면 이라크는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나라다. 아프간은 그렇지 않다. 이라크는 회복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전략적 가치도 훨씬 높다. 아프간에서 우리가 할 일은 테러 조직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랍 3대 수도의 하나인 바그다드는 사정이 다르다. 반미주의의 온상이었던 이곳을 친 서방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 아랍권 전역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
이라크 발전소 대신 미국 발전소를 지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희망 사항일 뿐이다. 가장 부시에 비판적인 하워드 딘 민주당 대통령 후보마저 이제 와서 발을 뺄 수는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민주당이 기껏 내놓은 대안은 이라크 재건을 하자는 것인데 프랑스가 비현실적인 제안을 고집하는 한 이는 이뤄질 수 없다. 부시 재건안의 사실상 대안은 이라크를 프랑스에 넘기는 것밖에 없다.
찰스 크라우트해머/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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