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랑스와의 전쟁

2003-09-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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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프랑스가 단지 성가신 우방이나 샘 많은 라이벌 단계를 지나 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라크 전쟁 전과 진행 기간 동안, 그리고 지금 프랑스가 취해온 행동을 지켜 보면 프랑스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미국이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세계를 요리하는데 프랑스가 미국의 우위에 서지는 못할망정 그 반열에 낄 것이라는 미친 희망을 갖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오만이 프랑스의 적의를 부추긴 점은 있지만 질서를 유지할 합법적인 이라크 정부가 없는 상태에서 이라크 인들에게 정권을 넘기라는 프랑스의 태도는 악의에 찬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
미국이 잘못되기만을 바라면서 그것이 프랑스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따져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패할 경우 회교 과격분자들은 이에 고무돼 날뛰고 현대화를 지향하는 온건 회교도들은 기가 죽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회교도가 살고 있고 급진파들이 세력을 얻고 있는 프랑스가 무사하리라고 보는가. 프랑스가 지각이 있다면 유럽 연맹을 설득해 2만 5,000명의 유럽 군과 50억 달러의 이라크 재건 비용을 보내야 한다.
프랑스는 지금까지 아랍 민주화에 아무런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 이제 와서 이라크 민주 정부를 운운하는 것은 파렴치하다. 유럽 전체가 프랑스에 오도돼 현대 중동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에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토머스 프리드먼/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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