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토론 거부하는 슈와제네거

2003-09-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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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슈와제네거가 10월7일 소환선거 이전까지 한번 이상은 토론이나 포럼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것은 원래 선두주자들이 쓰는 낡은 전략이다. 미디어나 유권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음으로써 상대 후보로부터의 공격소지를 줄인다는 것 이다.

여론조사들을 보면 스와제네거는 선두주자가 아니고 그렇게 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스와제네거가 토론에 불참한다면 그의 캠페인은 그저 데이비스는 나쁘다,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수준을 맴돌게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문제점들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의 무경험이 그대로 드러난다.

슈와제네거는 오는 17일의 포럼에만 한번 참가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토론과는 거리가 멀다. 후보들이 질문을 미리 받아 검토하게 할지도 모른다.


슈와제네거는 토론 보다는 가가호호 방문하고, 방송국을 찾아다니며 선거운동 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어느 후보인들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생방송으로 예행연습 없이 질문이 던져질 때 후보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공직 출마자라면 주정부 예산적자등 굵직굵직한 이슈에 대해 순발력을 발휘하며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슈와제네거는 구체적인 것을 피할수록 상대후보들의 비판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주의이다. 유세기간이 짧을 때일수록 후보들의 토론은 더욱 중요하다. 토론 거부하는 후보를 유권자들이 왜 지지하겠는가.


LA 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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