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 사랑’

2003-08-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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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리 포커스]


실리콘밸리 젊은 남녀들의 결혼 풍속도가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N 소프트웨어 회사에 근무하는 올해 33세의 한인 엔지니어 최모씨는 다음달 결혼을 하게 된다.
상대방은 동부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계 여성.
데이트 전문사이트에 사진과 이상형을 알리는 글을 띄운 뒤 불과 5개월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결혼이다.
팔로알토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변호사겸 컨설턴트인 중국계 웨인 청씨도 독신 카톨릭 싱글스 사이트를 통해 미국계 여자를 알게 됐다.
웨인씨는 그동안 자신의 이상형이 과연 인터넷을 통해 만나게 될 수 있을지 여간 궁금해 하지 않았다.

10여명의 여성들과 펜팔 교신과 만남을 통해 결론 내려진 여성은 동부에서 유명 대학을 졸업한 재원인 살라 포먼이었다.
아직 양가의 상견례도 못한 상태이지만 매일 서부와 동부간 e메일로 전해지는 짜릿한 사랑의 전율은 이들의 마음을 더욱 불꽃 튀게 해주고 있어 성공적인 온라인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산호세 비즈니스 저널에서는 ‘닷컴 산업은 붕괴되었지만 온라인 데이트 산업은 꺼질 줄 모르는 용광로 같다’고 지적했다.
’러브사이트닷컴’을 치면 수많은 데이트 서비스가 튀어나온다.
또한 런던에 본부와 비벌리 힐스에 지사를 둔 ‘매치넷’은 무려 전 세계 4백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두고 있다.

사실상 인터넷의 목적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1971년 미 국방부가 컴퓨터 자판 맨 윗줄에 있는 글자들인 ‘qwertyuiop’를 최초로 전송하면서 시작된 e메일은 90년 AOL의 채팅방을 거쳐 지금은 수많은 중매사이트의 촉매 역할로 부상됐다.
유대인 독신자들을 위한 인터넷 중매사이트인 ‘J데이타닷컴’, 미 동부 명문대 출신들을 소개하는 ‘굿진스닷컴’, 실리콘밸리등 하이테크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20-30대 남녀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매치메이커닷컴’, ‘매치닷컴’,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전용 사이트인 ‘알트매치닷컴’, 아시안들의 온라인 매칭메이커로 유명한 ‘클릭투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매치닷컴’의 경영자는 "집을 나와 독립한 20대 직장 남녀들이 이상형을 만나기란 드물다"면서 그러나 "중매사이트를 통하면 같은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있는 남녀가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고 온라인데이트의 성공적 배경을 설명한다.


그러나 남녀의 인연이란 인터넷 수단만 가지고 이뤄지기는 힘든 일이다.
그 이유는 중매사이트가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어 주지만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시켜주지는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매사이트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꽃뱀’과 ‘카사노바’가 있을 수 있으며 성격 문제가 있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속도 알 수 없는 상대방과 결혼관을 얘기한다는 것은 화약을 지고 적진에 뛰어드는 자살과도 같은 일.
만나기도 쉽지만 헤어지기도 쉬운 것이 바로 중매사이트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반려자를 만나는 네티즌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매치닷컴’은 창업이래 8년동안 무려 1천5백건이 넘는 결혼을 성사시켰다고 밝힌다.

결혼이란 보다 완전한 인간 생활을 하기 위한 두 사람의 결합이다.
혼자 사는 것보다 더 풍성한 삶을 누리기 위한 남녀의 생활 공동체인 결혼.
그 매개체가 사람이 아닌 온라인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바로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 젊은이들의 신 결혼풍속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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