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고 잠적했는데
<문> 지난해에 친구의 친구에게 3만달러를 빌려줬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사람인데 친구가 잘 안다고 불쌍한 처지에 있다고 해서 약속어음을 받고 돈을 빌려줬습니다. 1년 후에 이자 10%와 원금을 받기로 하였는데 만기일이 지나도 갚지 않았습니다. 친구한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자기도 이 사람과 연락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가 보았더니 벌써 이사 가고 없고 하던 사업체도 문을 닫았습니다. 야반도주한 것이 분명한데 너무나 괘씸해서 돈이 들더라도 소송을 해야겠습니다. 찾을 수가 없으니 소송장을 전달할 수도 없을 것 같은데 소송이 가능한지요?
<답> 가능합니다. 일단 소송장을 접수시키고 알고 있는 주소로 집달리(process server)를 보냅니다. 물론 없다고 되돌아옵니다. 그러면 사립탐정을 고용해서 약 20여가지 자료 또는 방법으로 피고를 찾습니다. 유권자 명부, 부동산 등기부, 차량국(DMV) 기록, 전화 번호부 등으로 찾아보고 우체국에 주소 이전과 우편물 이송을 통보했는지를 확인 받습니다.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소송장 전달 대신 신문공고로 이를 대신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을 합니다. 허가가 나면 1주일에 1회씩 법원이 인정한 신문에 4주 연속으로 4회 공고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고 후 30일을 기다렸다가 고소장에 대한 답변이 없으면 궐석판결(default judgment)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변호사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문> 미국에 온 지 이제 1년 정도 되었습니다. 6개월 전에 자동차 부품 도매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한 업체에 3만달러 정도를 팔았는데 3개월이 지나도 돈 줄 생각을 않습니다. 아무리해도 돈을 주지 않아서 결국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소송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이곳 미국에서는 변호사비가 굉장히 비싸다고 들었습니다. 변호사들은 변호사비를 어떻게 받나요?
<답> 일반적으로 변호사들은 고객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을 받을 때 시간당으로 계산합니다. 변호사협회나 정부가 정한 정형화된 변호사 요율이나 변호사 업계 공통의 권장 요율은 없으며 고객과 변호사간의 계약에 의해서 정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에 따라 자신이 정해놓은 기본적인 요율이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고객에게 자신이 원하는 시간당 요금을 요구를 합니다. 대개 150달러에서 500달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사건의 성격상 승소할 것이 확실하고 패소자로부터 수금이 되는 것이 확실한 경우는 받는 금액에서 일정한 비율을 변호사가 갖도록 약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 확실한 재산이 있는 피고로부터의 수금사건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대개 받는 금액의 33.33%부터 50%까지 변호사가 갖도록 약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변호사비 이외에 법원이나 제3자에게 지불하는 경비는 고객이 결국 부담하지만 미리 변호사가 대납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인보이스에 서명한 적이 없는데
<문> 아동복 전문 의류제조업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경기가 불황이라 몇몇 업체로부터 원단을 사 놓고 대금 지불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몇 업체는 기다려 주고 있는데 한 군데서 못살게 굽니다. 며칠 전에 그쪽 변호사에게서 편지를 받았는데 10일 이내에 완불하지 않으면 소송할 것이고 이자와 변호사비까지 물린다고 하며 그 근거로 자기네들 인보이스에 월이자 1.5% 및 변호 비에 관한 내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무신경하게 인보이스의 아랫부분까지는 읽어보지도 않았는데 아주 간단히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서명한 적이 없는 일방적인 것이므로 계약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일방적인 문구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주어야 하는지요?
<답> 아마도 그렇게 보여집니다. 소비자와 대치되는 개념으로 상인이 있는데 비즈니스를 업으로 하는 사람, 즉 이윤을 추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해서 물건을 구입하며 팔아서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소비자가 아닌 상인이 인보이스를 받고 이에 대해 수락할 수 없는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항의나 이의 표시를 하지 않았다면, 이는 그 인보이스상의 조건들을 수락한 것으로 법은 간주합니다. 읽어보지도 않으셨다고 하니 당연히 항의나 이의 표시가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물건을 산 사람의 서명이 없어도 인보이스상의 내용이 계약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으므로 패소 시 변호사비를 아마도 물어주어야 할 것입니다(물론, 변호사비에 관한 한 판사 재량이 작용하므로 무조건 물어주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박준창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