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과 그의 경제 자문 팀이 어제 텍사스, 크로포드의 대통령 목장에서 회담을 가졌다. 모든 경제 문제는 부유층에 대한 세금만 대폭 삭감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그룹이 바로 이들이다.
크로포드 목장 안에서 이들의 말도 안되는 환상은 안전했다. 지금 태어나지도 않은 세대까지 대대로 등골이 휘게 예산적자의 짐을 짊어지게 만든 잘못을 비난하는 사람도, 빈곤층, 근로계층, 중산층 가족들이 지금 일자리를 잃고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증거를 들이대는 사람도 거기에는 없었다.
회의를 마친 후 부시대통령은 “행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조지 애컬로프 교수가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 2001년 경제부문 노벨상 수상자이며 UC 버클리 교수인 그는 12일 “부시의 재정 정책은 지난 200년을 통틀어 최악이다”고 말했다. 경제정책 연구소가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그는 또 “앞으로 10년 내에 우리는 이런 무책임한 정책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고 했다.
경제정책 연구소 기자회견에는 역시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우 MIT 명예 교수도 참석했다. 그는 엄청난 흑자 예산을 펑펑 다 쓰고 나서 우리가 얻은 것은 바그다드 시뿐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과 그의 경제 자문팀은 목장에 있을 것이 아니라 LA 같은 도시를 방문했어야 했다. 그래서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때로 집도 잃어버린 거리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았다면 현실 세계를 조금은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일자리 사정은 7월 더 나빠졌다. 주 전체로 1백만명 이상이 실직상태이다. 부시 대통령이 느낀다는 낙관주의는 거기서 찾아볼 수도 없다.
LA의 홈리스 보호시설 직원들에 의하면 실직이 장기화하면서 일가족이 홈리스 시설을 찾는 케이스가 굉장히 늘고 있다. 패턴은 뻔하다. 일자리를 잃고 나면, 저금해둔 돈이 고갈되고, 그래서 렌트비를 못 내면 퇴거 명령서가 날아드는 것이다.
LA 다운타운의 비욘드 셸터의 경우 시설 내 가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1/3에서 1/2 이상 올라갔다. 모두가 실직 때문이다.
LA 스키드 로의 유니온 레스큐 미션은 원래 마약이나 알콜 중독 홈리스 남성들을 위한 안식처였다. 그런데 요즘은 마약이나 알콜과는 전혀 상관없이, 순전히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현재 미션에 머무는 사람들중 40%는 경제적 이유로 셸터에서 지내고 있다.
며칠 전 USA투데이는 실직으로 홈리스가 된 케이스들을 소개했다. 그 하루 전 월스트릿 저널은 부시의 세금 감면으로 고소득층들이 얼마나 달콤한 맛을 즐기고 있는 지를 소개했다.
낙관적으로 볼 이유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지금은 최상의 때일 수도, 최악의 때일 수도 있다.
밥 허버트/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