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의 자금줄을 막아야 한다

2003-08-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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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상원 외교 위원회 동아시아 태평양 소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에서 발표된 샘 브라운백 동아태 소위원장의 발표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전 세계가 냉전 종식을 축하하고 있던 10여년 전 북한 정부는 반대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구 소련의 경제적 지원이 끊긴다는 것은 북한 정권 수뇌부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었다.

고집불통의 스탈린주의 국가인 북한으로서는 구멍난 재정을 마련할 뭔가 새로운 방안이 필요했다. 기아와 경제적 실책으로 10년을 보낸 후 북한의 경제는 지금 극도로 곤궁한 상태이다. 많은 북한 관측자들은 북한 정권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에 공공연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 왕조는 계속 유지되면서 북한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외부 세계와 북한의 교역 수준이 잘해야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고 국가 경제가 제 기능을 못해 쑥대밭이 된 지경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김정일 정권은 도대체 어떻게 이제까지 재정적으로 살아남을 수가 있었을까? 북한의 엘리트 리더십이 어떻게 생명을 유지해 왔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북한은 불법적이고 부패한 방식들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데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게 되었다. 미사일, 그리고 아마도 핵 테크놀로지 판매 등 무기 확산은 평양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가져다 줄 수가 있다. 마약 밀매 또한 짭짤한 사업이다. 화폐 위조, 성매매, 그리고 코뿔소 뿔 같은 금지된 동물 상품들 매매도 김정일 정권이 재정적으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이들 자금줄을 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월스트릿 저널은 북한에 제39분과라는 특수 작전이 있어서 김정일 독재정권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피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39분과는 합법적 사업에 불법행위들을 엮어 넣음으로써 평양정권에 수십억 달러를 벌어다 준 것으로 보인다. 그 돈으로 김정일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도 있고, 정치적 충성을 돈을 사들일 수도 있으며, 특권층의 사치스런 생활을 보장해 줄 수도 있다.

지역 안정을 위해 이 스탈린 스타일 정권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모두의 이익, 특히 북한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북한은 국제 사회가 가하는 엄청난 압박을 무마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는 결론을 피할 수가 없다. 김정일이 계속 정권을 잡게 내버려둔다면 핵문제 및 다른 이슈들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십중팔구 실패로 끝날 것이 분명하다.

김정일 정권이 어떻게 재원을 조달하는 지를 이해하는 것 자체로 우리는 북한 정권의 힘과 생존능력에 대해 보다 나은 평가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북한이라는 지극히 폐쇄적인 나라를 들여다볼 중요한 창문을 여는 것이 된다.

평양 정권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북한이 확실하게 뜨거운 맛을 보게 해줄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재원 확보를 위해 어느 정도나 불법적 행위들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국제 사회가 단합해서 평양정권에 대처할 실질적 방안을 찾을 수가 있을 것 이다.


샘 브라운백 연방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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