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종전 없이 평화 없다

2003-07-29 (화)
크게 작게
50년전 한국전은 끝났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인정으로 긴장이 고조된 오늘 전쟁의 망령은 다시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간 협상이 논의되고 있기는 하지만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얻으려면 우선 한국전부터 완전하게 끝내야 한다.

50년이나 별일 없이 지났는 데 지금 와서 왜 굳이 정전협정을 영구적 종전으로 대체해야 하는 지 납득이 안갈 수도 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한반도 평화 공존의 시도가 수없이 실패한 것은 진짜 문제, 즉 종지부를 찍지 않은 전쟁상태를 그대로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둘째, 공존 시스템은 사실상 무너졌다. 전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임박해있는지도 모른다. 북한의 핵 야심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 공격 때문만이 아니다. 양측간 불신이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서 오판이나 사고로 인한 전쟁 발발 위험은 훨씬 높아졌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협상의 폭과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 중국, 북한과 함께 한국은 협상 테이블에 필히 포함되어야 한다. 아울러 관련 국가들의 핵심적 안보문제가 논의되어야만 한다. 전쟁 종식을 위한 정치적 타결의 한 부분으로 남북한 양측의 자주권과 영토 보존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 보장을 위해서 미국과 중국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포기 대가로 남북한에 대한 불가침 보장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물론 북한은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제거해야 하며 그럴 경우 북한에 대해서는 경제적 인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소위 ‘악당 국가’에 대해 무슨 안보 보장이며 경제적 지원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 치러야 할 엄청난 대가보다는 그게 낫다.

미국의 진지하고 구체적인 제안은 한반도의 위험한 대치상황을 종식시킬 성실한 이니셔티브로 국제사회에 비쳐질 것이다. 북한이 그 제안을 거부하거나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보다 강경한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이때 미국은 유엔 및 주변 국가들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 이라크 전에서 분명히 드러났듯이, 미국은 가능한 한 많은 우방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폴 스테어스·윌리엄 드레넌
/LA타임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