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세인 체포가 관건

2003-07-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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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미 중부사령관 존 아비제이드 장군은 후세인이 전통적인 게릴라전을 전개하고 있으며 점점 더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자에서 쫓겨난 독재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바타당원과 일부 외국에서 들어온 살인자들로 과연 17만 명의 점령군을 격퇴시킬 수 있을까?
후세인은 점령군과 정면으로 대결했을 때 자신의 지지자들이 궤멸될 것을 우려해 지구전으로 가닥을 잡을 공산이 크다. 그의 전략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군이 죽어나가면 미군을 철수하게 돼 있다. 클린턴이 소말리아에서, 아이젠하워가 레바논에서, 존슨과 닉슨이 베트남에서 그랬다.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하루에 한 명씩만 살해되어도 수개월이 지나면 이들 희생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희생자 가족들의 비통해 하는 모습은 미국과 영국정부에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를 후세인이 노리고 있을 것이다.
둘째, 미국에 의해 무시당한 데 대해 불쾌해 하고 있는 유럽과 무슬림의 여론은 미국과 영국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후세인은 이러한 상황이 부시로 하여금 이라크 통제 업무를 유엔에 떠넘기려 하게 만들 것이지만 코피 아난 총장이 “민주주의는 외부로부터 심어질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니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볼 것이다. 만일 유엔군이 파병하게 되면 수니파들과 충돌하게 될 것이다.
셋째, 인내는 미국인의 덕목이 아니다. 반전론자들도 후세인 치하의 대형 학살 무덤 등에 다소 움츠러들고 있지만 미군의 희생이 증가함에 따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정부에 덤벼들 것이다.
넷째,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세인의 게릴라들은 후세인과 그의 아들들이 다시 복귀할 경우, 미군에 협조하거나 반 사담 행동을 한 사람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묵시적인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국민은 물론 대량살상무기, 알카에다와의 연계 등에 대해 알고 있는 과학자나 정부 관리들에게 입을 막고 있다.
다섯째, 영국과 미국 언론이 이제는 부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국민 호도여부와 이라크 재건 지지부진 등을 이유로 비판적인 보도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태를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여섯째, 미군이 철군하면 다수파인 시아파는 분열할 것이다.
바그다드에서 수니 소수파가 권력을 잡으면 북부지역의 쿠르드족이 분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접 터키는 쿠르드족을 군사적으로 누를 것이다. 혼란은 가중되고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커질 것이다. 이 때 후세인이 반대파를 척결하고 다시금 아랍 세계를 이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후세인의 권력복귀 전략이다.
이라크에서 게릴라전을 종식시키려면 후세인과 그의 하수인들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의 폭정에 치를 떨었던 국민들의 그의 복귀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데 확신을 주어야 한다.

윌리엄 세파이어/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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