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북자 방치 안 된다

2003-07-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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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과 관련한 안보적 이슈와 함께 악화되고 있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 중국에는 30만 명의 탈북자들이 숨어살고 있다. 이들은 북한으로 송환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여자들은 범죄자들에 의해 윤락가 등지로 팔려가거나 생존을 위해 맘에 없는 결혼생활을 하기도 한다.
중국은 국제규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난민들을 한국으로 보내지 않고 있다. 난민문제는 북한의 기근에 상당부분 기인한다. 1990년대 중반 기근으로 60만~200만명의 주민이 아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체사상을 내세워 온 북한 지도부들도 할 수 없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받아들였지만 상태는 열악하다. 그러므로 배고픈 주민들이 탈북하는 것이다.
북한 어린이 10명 중 1명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10명 중 4명은 만성적인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날씨와 열악한 경작 상황에도 기인하지만 수십 년간 지속돼 온 북한의 경제 시스템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미국이나 한국 등이 다양한 채널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있지만 북한 정권은 경제력의 3분의1을 군비에 투입할 정도로 민생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국제사회의 지원을 투명하게 사용하는데 의심을 받고 있어 지원이 감소추세에 있다. 북한 정권이 전향적인 정책을 펴지 않는 한 북한 주민의 탈북은 계속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의 협정을 제시하면서 탈북자 송환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부시 행정부와 의회가 중국에 압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미국은 유엔 등과 공동으로 원조된 식량이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되도록 투명한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해야 한다.
미국은 탈북 난민이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우방국들에게도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일부에서 반발이 있지만 미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다.

리처드 루가/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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