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패스트푸드 탓 말라

2003-07-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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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이래 미국의 비만 성인의 수는 2배로 늘어나 3,890만 명에 달한다. 아동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약 900만 명이 비만이다. 그러나 패스트푸드 회사를 소송한다고 해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담배업계에 대한 소송으로 수십 억 달러를 받아 낸 변호사들이 이번에는 이보다 한결 짭짤한 상대를 찾고 있다. 맥도널드, 버거 킹, 피자 헛, 타코 벨 등 패스트푸드점들이다. 그 동안 공익단체들이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의 시정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소송전문 변호사들은 이번에 돈벌이를 할 참이다. 연간 30만 명이 비만과 관련한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무기로 삼았던 것과 유사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노스이스턴 대학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존 반자프 교수는 정크 푸드 업계에 대한 소송이 정당한 것임을 역설했다. 그는 패스트푸드 업계에게 나초에서부터 버거에 이르는 메뉴에 ‘중독성에 관한 경고문구’를 부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논리는 일반 소비자들은 패스트푸드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비만이 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고 어른들이 뚱뚱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들의 책임이다. 어린이나 어른의 비만을 패스트푸드 업계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과식을 삼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도 이젠 그만해야 할 것이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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