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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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얕보지 말라

2003-07-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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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에게 있어서 이번 9월은 1991년 9월과 같을 수가 있다. 당시 남편인 빌 클린턴은 대통령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치부 기자들의 의향을 짚어보기 위해 기자들과의 조찬모임에 참가했고 그때 힐러리도 남편과 동행했다.

이 모임에서 클린턴 당시 주지사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아무리 복잡한 법적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명료하고 깊이 있게 청산유수로 말하는 클린턴에 대해 40여 언론인들은 긍정적 평가를 내렸고, 클린턴은 출마 결심을 굳혔다.

클린턴이 지명전에 나섰을 때 승산은 별로 없어 보였다. 걸프전으로 오른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히 막강해서, 마리오 쿠오모등 내로라 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뒤로 물러날 때였다.


클린턴은 민주당 입지가 약할 대로 약할 때 지명전에 뛰어 들었다. 게다가 아칸소 주지사였던 그는 198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엄청나게 긴 연설을 했다는 사실이 좀 알려졌을 뿐 아칸소 밖에서 거의 무명인사였다.

하지만 만약 힐러리 여사가 올 가을 2004년 대선 출마를 결심한다면 그의 입지는 12년전 그의 남편의 경우보다 훨씬 나은 것이 될 것이다. 힐러리가 나서기만 하면 민주당 지명전 후보들 모두를 날려 버릴 수 있으리라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아울러 힐러리가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고 2008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또 정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1991년에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조지 부시를 꺾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힐러리 여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1/3 정도이고,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 1/3 정도이다. 뉴욕 상원 선거에 나섰을 때도 비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그를 알게 되고 난 후 그의 인기도는 달라졌다.

힐러리 여사는 정치 감각이나 에너지가 뛰어난 여성이다. 그가 나온다면 부시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갓프리 스펄링/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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