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레노 에인절스 1억8,350만달러에 매입

2003-06-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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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일은 팬을 존중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야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디즈니로부터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나하임 에인절스를 인수한 피닉스 출신의 비즈니스맨 아트 모레노는 말한다.

56세의 억만장자 모레노는 에인절스를 1억8,350만달러에 매입, 메이저리그 최초의 라틴계 구단주가 됐다. 모레노는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무척 수줍어한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겸손한 성품이다.


모레노는 구단주로 선수들과 첫 대면을 앞두고 "나는 지금 매우 긴장돼 있다"고 솔직하게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멕시코계 미국인 4세인 모레노의 에인절스 인수는 구단의 근거지인 오렌지카운티 지역 내 특히 라티노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고 있다. 커뮤니티 관계자들은 모레노가 지역 위원회에 가입하길 원하고 있다. 또 라틴계 이슈를 다루는 고문회의를 설립하고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

샌타애나 교육위원인 존 파라시오는 "우리는 모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모레노가 라틴계 커뮤니티뿐 아니라 보다 큰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라틴계 성을 가졌다고 해서 그 커뮤니티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모레노는 주위를 둘러보고 과연 어떤 단체가 진정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민권 단체인 오렌지카운티 로스 아미고스의 대표인 아민 데이비스는 말한다.
할아버지가 한때 투산에서 스페인어 신문사를 경영하기도 했던 모레노는 "나는 우선 무엇보다도 미국인이다"라고 자주 강조한다.

모레노는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주 회의가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어 질문에 영어로 답변, 일부 애리조나 라틴계 주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11남매 가운데 장남이었던 모레노는 어릴 때 가족이 모두 스테이션 왜건을 타고 교회나 피크닉을 가던 일을 얘기하면서 "사람들은 모레노 가족이 있는 곳엔 항상 파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한다.

모레노는 입간판 사업으로 거부가 됐다. 유명한 포브스 잡지는 그의 재산을 9억4,000만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엄청난 재산에도 불구하고 모레노는 서민적인 생활을 즐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야구경기를 관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자신의 출신 배경을 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커뮤니티는 그를 사랑한다."

1980년대 중반 싱글 A 마이너리그팀 솔트레이크시티 트래퍼스를 모레노와 공동 투자로 매입했던 친구 호세 칸촐라는 말한다.
팬들에 대한 서비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레노는 야구장을 서민들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에인절스가 홈경기를 벌이는 에디슨 필드에서 수입 맥주를 8달러50센트에 파는 것을 최근 발견했다. 맥주 값치고는 너무 비싼 것이다. 야구장이 서커스판이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기를 손쉽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모레노는 커뮤니티 봉사 차원에서 특히 어린이와 교육에 관련된 기관들을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2001년 모레노 가족 재단을 통해 애리조나 대학, 애리조나 과학센터 등에 110만달러를 기부했다.

모레노는 어린이들과 가족을 야구 경기에 유치하기 위한 에인절스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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