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전 담보동산 점유하려면 C/D소송 바람직
원고가 승소 못 했을 경우엔 역소송 당할 수도

트럭 운송업을 하고 있는 A는 B회사로부터 10대의 트레일러 밴을 48개월 월부로 구입했다. A와 B의 구매 계약서에 따르면 A가 월부금을 제 때에 지불하는 한 A는 10대의 트레일러 밴을 점유할 수 있으나 월부금이 체납될 경우 B는 10대의 트레일러 밴을 회수해 팔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A로부터 월부금을 몇 달째 받지 못하자 B는 10대의 트레일러 밴을 빠른 시일 안에 회수하기 위해 ‘Claim and Delivery’(C/D) 소송을 제기했다. C/D에 대해서 설명해 본다.

<문> C/D는 어떤 소송인가.
<답> 위의 예에서 설명했듯이 C/D는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특정, 유형동산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에서 원고가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받기 전에 회수하고자 하는 동산을 미리 점유할 수 있는 법적 절차이다. 다시 말해서 소송을 통해서 소유권을 가리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송기간 문제의 동산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거나 회수가 불가능해질 경우에 대비해 원고가 소송기간 잠정적으로 문제의 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고는 소장 이외에 법원에 ‘Writ of Possession’ (W/P)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법원이 W/P를 발부하면 원고는 자신이 점유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동산을 소송기간 손에 쥘 수가 있게 된다.
<문> C/D는 어떤 부류의 소송에서 사용되나.
<답> 채권자가 동산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었으나 채무자가 채무이행을 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가 담보물을 점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빌려주거나 리스를 해 준 동산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에서도 흔히 사용되고, 소유권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동산을 일시적으로 점유하기 위해서도 쓰인다.
<문> C/D를 사용하면 어떤 이점이 있나.
<답> 원고가 소송에서 판결을 받아내기 전에 문제의 동산을 점유할 수 있기 때문에 피고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문제의 동산을 사용하거나 팔거나 숨기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원고가 C/D를 법원에 신청할 경우 쌍방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문> C/D의 단점은 무엇인가.
<답> 원고의 동산 점유권이 일시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원고가 주장하는 동산 점유권은 궁극적으로 원고가 제기한 본 소송의 결과에 달려 있다. 원고가 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지 못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그동안 점유하고 있던 동산을 돌려주어야 하고 오히려 피고로부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역소송을 당할 수가 있다. 그리고 원고가 문제의 동산을 소송기간 팔아버려서 다시 피고에게 되돌려 줄 수 없을 경우에는 동산의 시세 전액을 보상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도 일리가 있어서 소송의 결과가 불확실하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C/D를 신청하기보다는 피고와의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더 좋다. 더욱이 원고가 회수하고자 하는 동산이 피고의 비즈니스에 중요하고, 쌍방이 합의를 이루어내지 못할 경우에는 피고는 원고가 W/P를 받게 되면 이 명령의 집행을 중단하기 위해서 파산을 신청을 할 수도 있다. 또한 W/P를 받으려면 원고는 일반적으로 피고가 문제의 동산에 갖고 있는 순수자산(동산 시세에서 린이나 피고의 체납금액을 뺀 액수)의 적어도 두배가 되는 액수의 보증금을 피고를 위해 걸어놓아야 한다. 이 보증금은 본드회사로부터 사거나 개인이 보증을 서도 된다.
<문> 동산점유 명령(W/P)을 법원으로부터 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히어링을 거쳐야 하나.
<답> 그렇다. 피고도 대응할 기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W/P 신청서를 원고가 법원에 접수하고 피고에게 이 서류를 배달한 후 적어도 21일이 지나야 히어링이 열린다.
<문> 사태가 너무 급박해 21일을 기다릴 수가 없을 경우에 원고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답> 24시간 사전 통고를 피고에게 주고 W/P를 받기 위한 히어링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예를 들어 원고가 담보권이 있는 장비를 피고가 멕시코에 있는 사람에게 팔아서 장비가 하루 이틀 이내에 멕시코로 선적되려 하고 있고 피고는 미국내 비즈니스를 클로즈하려 할 경우에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사태의 위급함뿐만 아니라 피고가 문제의 동산을 점유하게 된 것이 사업상의 목적 때문이어야 하고, 이 문제의 동산이 피고자신이나 피고의 가족을 부양하는데 필요한 물건이 아님을 원고가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러한 경우 원고는 W/P 이외에도 가처분 명령(TRO)을 신청할 수도 있다.

강정억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