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부활절 때마다 생각나는 클라이언트가 있다.

벌써 10년 전 일이다. 이 클라이언트는 한 건이 아니라 비슷한 사기를 연거푸 당했다. 게다가 모르는 사람이 그의 정보를 빼돌려 당한 케이스가 아니라 다 안면이 있는 사람들로부터였다.

그는 소송에 휘말리게 됐고 우여곡절을 겪은 뒤 케이스가 끝난 게 4월 중순이었다. 그 이듬해에 그는 케이스가 끝난 부활절 주일 자신도 부활한 것 같다며 백합을 보내왔었다. 그는 지금 미국 한 중부 도시에서 잘 살고 있다고 연하장을 보낸 적이 있다.

앞서 언급한 클라이언트처럼 아는 사람에게 개인 정보를 주었다가 문제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국에서 신분도용 피해사례가 70만건이나 된다니 사기의 규모와 연루된 사람들의 숫자와 규모는 엄청난 것이다. 보통 캘리포니아에서는 개인의 허락 없이 그 사람의 신원 정보를 도용하면 중범으로 처벌된다.

개인 신원 정보를 빼내는 데는 여러 가지의 루트와 방법이 동원된다. 크레딧 회사 직원으로 사칭, 정보를 유출시키는 것은 흔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크레딧 회사의 사기를 조사하는 곳이라고 하면서 전화를 한 후 크레딧카드 계좌에 대해 상세히 물어온다. 확인을 위해서라며 생년월일, 소셜 시큐리티 번호, 다른 크레딧 카드 번호들도 묻는다.

어떤 경우는 여러 크레딧카드 빚을 싼 이자율을 적용해 준다며 한 곳으로(자신의 유령 사기회사) 통합하라고 종용하기도 한다. 이 때 싼 이자율로 고정하기 위해서는 당일로 결정해야 한다며 개인 정보를 자세히 빼내는 것이다.

이렇게 전화 거는 사람이 사기꾼인데 정보를 주면 본인의 입으로 그로 하여금 사기를 치게 돕는 셈이 된다.
다음 방법으로는 남의 우편물을 훔쳐 정보를 입수한다거나 컴퓨터 해킹으로 정보를 빼내기도 하며, 심지어 남의 쓰레기통까지 뒤져서 정보를 훔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가끔 살고 있는 주나 연방기관과 연관된 사람이나 은행 직원을 통해서도 정보가 유출 될 수도 있다.
몇 차례에 걸쳐 신분도용과 사기를 막는 법을 상세히 알아 볼 텐데 아무쪼록 눈뜨고 코 베이는 일만은 없어야겠다.

박재홍 <변호사> (714)534-4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