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근본적 해결책 모색해야
수년째 단속반과 숨바꼭질
임기웅변은 한시적 방편 불과
법안상정 ‘합법’추진해야김밥의 상온보관과 관련, 한인 업계가 이제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떡 법안처럼 상온보관을 허용하는 법 제정을 강력하게 추진해 당당하게 상온에서 김밥을 팔든지, 아니면 아예 상온의 진열대에서는 김밥을 치워버리든지 결론을 낼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상인들 사이에 많다.
왜냐하면 한인 마켓과 김밥 전문점, 떡집 등 김밥을 파는 한인업소의 대부분은 수년 째 보건국 단속반과 김밥판매를 두고 숨바꼭질을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두 해도 아니고 떡 이슈 이전부터 앓아온 이 만성 고질병에 대해 업계는 더 이상 신경 곤두세우기도 지쳤으나 뾰족한 수가 없어 임기응변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가주마켓 등 일부 업소는 고육책으로 김밥은 주문을 받으면 즉석에서 만들어 팔거나 보관문제가 없는 캐이터링용으로 집중 판매하고 있다. 소량을 만들어 얼음 위에 올려놓고 파는 곳도 있다. 마켓업계에서는 김밥을 바퀴 달린 카트에 진열했다가 단속반이 뜨면 냉장창고로 밀어버린다는 얘기마저 있다. 업주들은 “냉장고에 넣었다 팔고 싶어도 소비자들이 특히 요즘같은 겨울에 얼음 김밥을 어떻게 먹느냐며 외면해 도리가 없다”며 하소연한다.
그러나 이 같은 임기응변은 그야말로 한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해당업주들 조차 쉬쉬하는 편법 장사가 언제까지 갈 지 회의적이다. 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인들의 주력 업종인 일식업계도 타격이 크다. 김밥과 마찬가지로 수년 째 스시용 밥의 온도가 단속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운 내 한 마켓 관계자는 “업계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적당히 피해 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냉소했다. 지점이 여럿인 다른 마켓 관계자도 “여기저기서 단속에 걸려대니 차라리 안 팔까 생각 중”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김밥의 상온보관을 허용하는 법안 상정을 추진중인 민속떡 협회는 법안 통과에 성공하려면 한인 업계의 단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동양 회장은 “김밥 문제는 떡 업계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며 “대형 마켓 등 김밥을 파는 업소들이 모두 힘을 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