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실·발효·증류·곡주 원료·제조법 따라 분류

2003-0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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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잔 다 비워야 따라주고
일본, 상대방 잔 비지 않도록
미국, 자기가 마실만큼 따라마셔
술 마신후 운전은 절대 금물

술을 마실 때는 각 나라와 문화에 따른 법도가 있다.
한국에서는 어른이 권하여 주는 술을 약간 고개를 돌려서 마셔야 하고, 남에게 술을 권하는 것이 예의이고, 어른이 권하는 술은 두 손으로 받아야 하며, 어른께 술을 따를 때도 꼭 두 손으로 따라야한다.
술을 마실 때 음악이 빠지는 법이 없어서, 무드를 잡기 위해 음악을 틀어놓은 때가 아니고는 누군가 일어서서 노래를 할 때도 많고, 내가 술 마실 동안 남더러 노래를 부르라고 시킬 때도 있다.

잔의 술이 다 비어야 상대에게 술을 따라주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상대방의 잔이 비지 않도록 신경 써서 어느 정도 술을 마시면 꼭 잔을 채워놓는 게 예의이다.


때문에 일본 사람과 술을 마시면 내가 얼마나 마셨는지 양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또한 막걸리나 동동주를 사발로 쭈욱 들이키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일본의 술은 소꼽장난할 때 쓰는 것 같은 작은 잔에 조금씩 따라서 홀짝 홀짝 마시는 것을 보면 술이 그 나라의 국민성이나 문화를 반영하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미국 사람들은 자기 잔에 자기가 마실 만큼 술을 따라서 마시는데, 이는 아무래도 좀 더 개인주의적인 서양 문화를 반영하는 술 마시기가 아닐까 싶다.

술은 적당히 취했을 때는 좀처럼 내기 힘든 용기도 주고, 세상의 시름을 잠시 잊게 해주고, 평소보다 더 솔직 담백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제공하지만, 도를 넘어서 너무 많이 취하게되면 많은 부작용이 따르게된다.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기도 하고, 나중에 얼굴을 들 수 없는 희한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사소한 일로 주먹 싸움을 하거나, 원하지 않는 장소에서 잠이 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술을 마실 때는 자신의 주량을 미리 알아서 절대로 그 양을 초과하지 않는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특별히 술만 마시면 운전을 하겠다고 우기는 버릇은 매우 위험하다.
경찰에 적발되면 시간적 금전적 손해가 무지막지하다는 것을 떠나서, 혹시라도 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요즘 타운에서 술을 마실 경우, 타운 내에서는 20달러, 글렌데일까지는 40달러, 그 외 오렌지 카운티 등도 시간대에 따라 80~120 달러에 동시 픽업이 가능하니, 미리 요금을 마련해서 술을 마시고, 마신 후에는 술집에 부탁해서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끔 고주망태가 되어 동시픽업을 이용하는 손님들 중 자기 집 주소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곤란을 겪는다는 운전자가 있는데 술을 많이 마시게 될 경우를 대비, 미리 집 전화번호와 주소를 써서 주머니에 넣어두면 운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술은 크게 원료가 곡물이냐 과일이냐에 따라 곡주와 과실주로, 또 제조방법에 따라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뉜다. 막걸리는 쌀을 발효시킨 곡주이며 발효주이고, 소주는 막걸리를 증류시킨 곡주/증류주이다.
맥주는 보리와 호프를 발효시킨 것이고, 위스키는 맥주를 증류시킨 것이며, 와인은 포도를 발효시킨 과실주이고, 브랜디는 포도주를 증류시킨 과실주/증류주이다.


위스키

한국사람들이
가장 즐겨마셔
옥수수가 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마시는 양주 위스키는 산지에 따라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등으로 나뉜다.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를 스카치라고 하는데, 밸런렌타인. 앰배서더, 시바스리갈, 로열살루트, 커티샥, J&B, 조니워커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부분의 위스키가 바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생산된 아이리시 위스키는 스카치보다 부드럽고 가벼운 맛을 지녔으며, 켄터키주 버번지방에서 만들어지는 버번 위스키로 유명한 미국 위스키는 옥수수를 주재료로 하여 맛과 향이 매우 진하다.
샷 잔에 그냥 마셔도 좋고, 대개는 올드패션 잔에 얼음을 채우고 그 위에 위스키를 부어서 마신다. 알콜 도수는 40~50도.

보드카

향, 맛 거의없는
러시아의 술
옥수수, 감자 주

옥수수와 감자를 주 재료로 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술이다. 향과 맛이 거의 없는 깨끗한 느낌의 술로, 한국의 소주를 서양인에게 소개할 때 한국의 보드카라고 말하기도 한다.
러시아, 폴란드, 핀란드 산 보드카가 유명하다.
보드카는 냉동고에 보관하여 차게 마시는데, 샷 잔에 그냥 마셔도 좋고, 콜린스 잔에 토닉 워터와 함께 섞어서 마시기도 하고, 마티니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도수는 약 40도~45도.




사탕수수 주원료
뱃사람들의 술

뱃사람들의 술로 유명한 럼은 서인도 제도가 원산지로 사탕수수를 주원료로 한 술이다. 독특한 향이 있으며, 브라운 색을 띤 것과 보드카처럼 맑은 빛깔이 있다. 과일과 얼음을 믹서에 갈아서 만들어 먹는 대커리 (Daiquiry), 피나 콜라다 (Pina Colada) 등의 여름철에 인기 있는 칵테일에 들어가고, 콜라와 함께 섞어서 콜린스 잔에 마시는 럼앤콕 등의 칵테일 재료로 쓰인다. 럼의 원산지로는 자메이카가 제일 유명하다.
도수는 약 40~45도이며, 푸서 네이비 럼 도수는 약 55%에 달한다.




발효시킨 곡물에
증류수 첨가
영국산이 유명

네덜란드에서 이뇨작용을 돕기 위한 의약품으로 발견되었으나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진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발효를 마친 95도 도수의 곡물에 증류수를 첨가해 40도 정도로 낮추었다. 영국산 진이 유명하며, 보통 토닉 워터와 함께 섞어서 콜린스 잔에 마시거나 마티니를 만들어 마신다.


데킬라

선인장이 주원료
냄새, 향 독특
라임으로 입가심

LA나 샌디에고 등 멕시코와 인접한 남가주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술로, 선인장을 주원료로 발효시킨 술이다.
냄새와 향이 매우 독특하고 진해서 처음 접하는 사람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마시고 난 후 라임으로 입가심을 하면 매우 상쾌하다. 얼마나 오래 숙성되었는가에 따라 레포사도 (Reposado), 아네호 (Anejo) 등으로 급이 나뉘는데, 아네호가 가장 오래된 고급 데킬라이다. 멕시코가 원산지이며, 라임주스와 얼음을 믹서에 갈아서 만든 칵테일인 마가리타에 넣어서 마시거나, 샷 잔에 따라서 마시기도 한다.
마시고 난 후 보통 소금과 라임을 먹으며 입가심을 하는데, 요즘 타운의 젊은 애주가들은 라임을 설탕과 인스턴트 커피에 찍어서 먹으며 입가심을 하기도 한다. 도수는 약 40도.

■잘못된 음주상식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건강하다 ▲술꾼은 정력이 세다 ▲좋은 술은 약이 된다 ▲술은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 ▲약한 술이 몸에 낫다 ▲탄산수를 섞어 마시면 좋다 ▲커피를 마시면 술이 빨리 깬다 ▲술은 해장술로 푼다 ▲술과 약을 함께 먹어도 괜찮다 ▲술은 갈증 해소에 좋다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찐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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