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즈둥, 가택연금 중 도주…대통령 ‘미수감 결정’ 판사 성토
악명 높은 멕시코 양대 카르텔 모두와의 마약 밀매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자가 멕시코에서 가택 연금 중 잠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마약 밀거래 등 죄로 가택 연금 결정을 받은 중국인이 최근 자취를 감춰, 당국이 수배령을 내렸다"며 "이는 체포된 지 8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검찰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장즈둥(Zhang Zhi Dong)이라는 이름의 이 중국인은 지난해 10월 30일 멕시코시티 틀랄판 지역 주택가에서 체포된 이후 법원 결정에 따라 국가방위대원 감시하에 연금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의 행방이 묘연해진 건 지난 11일께부터다. "24시간 감시망에도" 모습을 감췄다고 멕시코 검찰은 전했다.
멕시코 당국은 장이 마약 펜타닐 1천800㎏, 코카인 1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600㎏ 이상을 밀매·운송·유통한 핵심 범죄자라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를 거점으로 전 세계에 영향력을 뻗친 양대 마약 밀매·시카리오(청부살인)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과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거래하며 물류 중개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조직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 외국 테러 단체(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s·FTO)로 지정한 범죄단체이기도 하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당국 설명을 인용, "장은 미주, 아시아, 유럽에 걸친 국제 네트워크에서 비밀스럽게 활동한, 매우 전략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멕시코 사건 보도 전문 유명 언론인 중 한 명인 오스카르 발데라스는 장을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화학 제조 시설 뒤에 숨은 보이지 않는 설계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 법원 역시 장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였다고 스페인어권 일간 엘파이스는 보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검찰·해군·육군 등 합동 작전으로 신병을 확보한 장에 대해 "법관이 아무런 근거 없이 가택 연금을 명령했다"며 "우리는 사법부 부패를 계속 지적해 왔지만, 당시 해당 판사가 (가택 연금) 결정을 내린 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사법부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며 올해 처음 치른 판사 직접선출(직선) 제도를 옹호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