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술맛 돋우고 알코올 분해 작용 도와

2003-0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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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주

술자리에는 안주가 빠질 수 없다.
술을 마실 때 안주 없이 마시면 건강에 나쁘고, 술과 잘 어울리는 안주는 술맛을 돋궈주는 역할을 하며, 술을 즐겨하지 않는 사람은 술보다 안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술상을 차릴 때는 안주에 신경을 써야한다.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막걸리나 소주에는 부침개나 얼큰한 찌개, 두부 김치 등이 잘 어울리지만 묵은 김치를 그냥 쭉쭉 찢어 먹거나 싱싱한 오이를 길게 쭉 갈라서 막장에 찍어 먹어도 훌륭한 안주거리가 된다.
일본 사람들은 주로 회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데 한국에서 흔히 먹는 푸짐한 회가 아니라 보기 좋게 여러 색깔의 횟감을 조금씩 갖가지 색깔의 야채와 함께 내 놓는다. 일본 안주의 맛은 90% 시각적인 효과에서 나오는 것 같다.

반면 고량주같이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는 중국에서는 기름기 많은 중국 음식이 독주가 위에 주는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원래 우리나라의 주안상은 여러 가지 육포·어포·건어, 전류와 편육류, 찜이나 신선로, 전골 또는 얼큰한 고추장찌개, 겨자채 등의 생채요리, 김치 등으로 차려냈다. 그러나 요즘은 마시는 술도 다양해지고 음식도 퓨전시대라 주부의 센스나 창조력에 따라 색다른 안주를 내도 좋겠다.
일반적으로 소주와 청주 안주로는 마른 오징어보다는 생오징어나 다른 생선찌개와 돼지고기 요리, 어포 등이 좋다. 너무 맵고 짠것은 궤양을 촉진할 우려가 있으므로 피한다.


포도주는 서양식으로 요리된 고기와 생선류가 어울리지만 간단히 치즈, 크래커, 카나페로 대신하기도 한다. 위스키는 치즈, 육포, 잣, 호두 등이 좋은 안주.
우리나라 사람들은 맥주를 마실 때 땅콩과 오징어 등 마른 안주를 최고로 치지만,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소시지와 사워 크라우트류의 시큼 짭짤한 야채요리와 함께 맥주를 마신다. 어찌되었건 맥주에는 약간 짭짤하면서 고단백질의 음식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미국서는 잘 안 먹지만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안주는 돼지고기와 김치찌개가 좋다. 조금 매워도 막걸리 성분 때문에 큰 부담을 안 준다.
그러나 술의 맛을 더해 주는 가장 좋은 안주는 마음 맞는 상대와의 진솔한 대화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닭꼬치구이
닭고기 살을 적당한 두께로 떠서 잔 칼집을 넣고 소금, 후추를 약간 뿌린다.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닭살을 앞뒤로 눌러가며 살짝 지져낸다. 냄비에 간장, 설탕, 청주, 생강즙, 다시물을 넣고 끓여 약간 걸쭉해지면 지진 닭을 넣고 윤기나게 익힌다. 대파도 4cm 길이로 썰어 살짝 익힌 다음 꼬치에 닭과 대파를 보기좋게 꽂는다. 황백 지단과 실고추를 뿌려낸다.


제육 대파볶음
돼지고기 살은 4~5cm 크기로 도톰하게 썰어 소금, 생강즙, 청주에 재운 후 녹말가루를 한꺼풀 묻혀 튀김냄비에서 하나씩 튀겨낸다.
대파는 5cm 길이로, 마늘은 편으로 썰고 홍고추도 채 썬다. 볶음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 고추, 대파를 넣어 타지 않게 볶다가 튀긴 돼지고기를 넣어 간장으로 색을 내며 간을 맞춰 고루 볶으면서 참기름을 친다.

해장국

술 마신 다음날 오는 숙취는 어떻게 해장하느냐에 따라 금방 풀어지기도 하고 하루종일 헤매고 다니게도 한다. 해장에 선지국, 콩나물국, 북어국, 조개국이 좋다는 것은 예로부터 잘 알려진 사실. 이외에도 야채즙, 굴, 감잎차, 녹차, 굵은 소금 탄 물, 군밤등이 체내 알코올의 분해작용으로 해장을 도와준다. 대표적인 해장국 조리법을 소개한다.

선짓국
선지(3컵)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끓는 물에 소금이나 청주를 떨어뜨려 데친다. 배추우거지(100g)는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꼭 짜서 먹기좋게 한두번 썬다. 콩나물(100g)은 다듬어 씻은 후 건져둔다. 굵은 파 1대와 붉은 고추 2개 풋고추 1개는 큼직하게 채썬다. 큰 그릇에 우거지, 콩나물, 굵은 파, 고추를 담고 된장, 다진마늘, 고추장, 참기름 1작은술씩 넣고 살살 버무린다. 사골육수 6컵에 된장 2큰술을 풀어 끓이다가 우거지 양념한 것을 넣고 다시 한번 팔팔 끓인다. 한소끔 끓으면 데친 선지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 소금 간 한다.

북어국
북어포(40g)는 물을 묻혀 부드럽게 한다음 머리, 지느러미, 꼬리를 잘라내고 2cm 폭으로 잘게 자른다. 무(100g)는 깍둑 썰고, 굵은 파는 4cm 길이로 잘라 놓는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북어포를 넣고 볶다가 다시마국물 5컵을 부어 서서히 끓인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무와 굵은 파 1/3대를 넣고 뭉근한 불에서 푹 끓인 후 북어가 부드러워지면 다진 마늘, 고춧가루, 국간장 1큰술씩 넣고 소금 후추로 간한다. 씨 빼고 송송 썬 매운 풋고추 2개를 넣고 한소끔 끓여서 그릇에 담는다.


재첩국
재첩(400g)은 굵은 소금으로 바락바락 씻은 후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가 해감을 토하게 한다. 부추(50g)와 약간의 붉은 고추도 송송 썬다. 냄비에 물 7컵과 재첩을 넣고 살짝 끓인다.
재첩의 입이 벌어지면 부추를 넣고 소금 간한다. 잠시 더 끓인 후 송송 썬 고추를 넣고 불에서 내린다. 팽이버섯을 얹으면 향이 더 해 맛있다.

달걀국
조갯살(100g)은 연한 소금물에 헹구어 건지고 새우는 손질해 씻어둔다. 양파 1/2개, 풋고추와 붉은 고추 1/2개씩, 실파 3뿌리를 채썬다. 멸치와 다시마에 물 5컵을 넣고 끓여 우러나면 국물을 맑게 거른다. 냄비에 참기름을 살짝 두르고 조갯살과 다진마늘, 후춧가루 조금씩 넣고 볶다가 멸치다시마국물을 붓고 끓인다. 새우와 양파, 실파, 고추들을 넣고 국간장 1/2큰술로 간한다. 달걀은 소금을 조금 넣고 곱게 풀어서 끓는 국물에 재빨리 넣고 두세번 휘저은 뒤 잠깐 끓여서 불을 끈다. 그릇에 담기 직전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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