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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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법 (121) ABC 라이선스(15)

2002-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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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당국은 연말연시를 맞아 나이트 클럽, 바, 식당, 리커 스토어의 업주들이 ‘술 취한 고객’에게 술을 파는 지를 검사하기 위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술에 취한 고객에게 술을 파는 업주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주법(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25602조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이 뿐만 아니라 업소의 ABC 라이선스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가 있다. 관련법을 설명해 본다.

비틀 거리거나 술 냄새 심하면 팔지 말아야
술 취한 고객에 술 팔면 형사처벌 받을수도


<문> 주법(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25602조는 어떤 내용인가.
<답> ‘습관성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habitual drunkard)이나 ‘술에 취한 것이 분명한 어떤 사람’(any obviously intoxicated person)에게 술을 팔거나, 술을 제공하거나, 술을 공짜로 주는 사람은 누구나 경범죄로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영업을 위해 술을 파는 사람 뿐 아니라 호의로 술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람도 술을 제공받는 상대가 이미 술에 취한 상태일 경우에는 이 법에 따라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1차, 2차, 3차 음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제정된 법이라 하겠다.
<문> ‘술에 취한 것이 분명한 사람’인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답> 고객이 분명히 술에 취한 사람인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술에 취한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징조들을 고객에게서 볼 수 있으면 된다. 걸음을 비틀거리고 걷는다거나, 술 냄새가 입에서 난다거나, 눈동자가 풀려 있거나, 말을 술 취한 사람처럼 하거나,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히 술에 취한 사람으로 간주해야 한다.
<문> 30대의 술 취한 고객이 술집 A에서 술을 더 마신 후 집으로 가는 도중에 음주 운전으로 길을 건너던 B를 치어 상해를 입었을 경우 B는 술집 A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
<답> 없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978년 법개정이 있기 전까지는 위에 든 예에서 B가 술집 A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술 취한 사람에게 술을 제공해 그 사람이 제3자에게 상해를 입혔을 경우 술 취한 사람에게 술을 제공한 사람이 이 상해에 대해서 민사적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1978년 이전까지 캘리포니아주의 법이었다. 그러나 1978년 주법 25602조가 개정되면서 술에 취한 고객에게 술을 판 업소나 술을 제공한 사람이 제3자의 상해 클레임의 대상에서 면제되었다. 그 이유는 취객이 제3자에게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취객에게 술을 제공한 것이 주원인이 아니라 취객이 술을 더 마신 것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취객에게 술을 판 업주나 술을 제공한 사람에게 민사적 책임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는 법 해석이 주의회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취객이 미성년자일 경우 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거나 술을 제공해 이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상해를 입거나 사망했을 때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 업주나 술을 제공한 사람은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제3자에게 여전히 민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법은 주법 25602.1조에 명시되어 있다.
<문> 1979년 1월12일 업주 A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티모시군에게 위스키 반 갤런짜리 한 병을 팔았다. 티모시군이 A에게서 위스키를 살 당시에는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 위스키를 산 티모시군은 미성년자인 3명의 같은 나이 또래 친구들을 만나서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티모시군은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들 중 한 명의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었고, 운전중 C씨의 집을 받아 C씨가 중상을 입었다. C씨는 티모시군에게 위스키를 판 업주 A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샌타클라라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은 피고인 업주 A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불복한 원고는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법원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답> 항소법원은 당시 새로 개정된 주법 25602.1조가 주의회를 통과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티모시군이 위스키를 업주 A에게 샀을 당시에는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업주 A는 티모시군의 음주운전으로 상해를 입은 원고 C에게 민사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1심의 판결을 지지했다. 다시 말해서 티모시군이 업주에게 위스키를 살 당시에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다면 주법 25602.1조가 적용되어 업주 A는 원고 C에게 배상책임이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업주 A가 티모시군에게 술을 팔았을 당시 티모시군이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업주 A는 제3자의 상해 클레임 대상에서 완전히 면제된 것이다.


강정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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