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받는다는 인식 때문에 생명보험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거기다 주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보험 하나 가입해 달라고 졸라대던 한국에서의 보험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까지 뿌리깊게 박혀 있어 ‘생명보험’ 얘기를 잘못 건네면 무슨 외판원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생명보험이 미국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간단하게 세 가지 경우만 소개해 본다.

(1) 먼저 Estate Planning(상속계획)에 생명보험은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2002년 기준으로 부모가 상속세를 내지 않고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한도액이 부모 한 명당 100만달러이다. 이 한도액을 넘어서는 상속액에 대해서는 상속세가 부과되는데 2002년 현재 기준으로 최고 상속세율이 50%이므로 평생 모은 재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9개월 내에 캐시로 내야 된다.
그러나 트러스트를 생전에 설립해 놓을 경우 납부할 세금을 줄이고 이후 발생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로 생명보험을 드는데 비용면이나 세금관계에 있어 효과적이라 널리 애용된다.

(2) A라는 회사의 창업주가 평생을 들여 어렵게 회사를 키워놨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날 경우 그 회사의 운명은 대개 팔리거나 청산하게 된다. 회사를 지키고 싶어도 창업주의 유족이 충분한 경영경험이 없으면 아무래도 회사의 중역들에게 의지하게 되는데 창업주가 없는 회사의 위기는 그런 중역들에게 회사를 떠나게 만드는 구실을 제공하게 마련이다. 만약 창업주 본인이 자신의 사망 후에도 계속해서 회사를 유지하길 원한다면 회사의 경영에 참가하는 중역들에게 창업주의 사망 후 일정의 회사 지분을 인정하는 플랜을 마련할 수 있는데 이 회사 지분을 확보해 주기 위한 펀딩의 일반적인 방법으로 바로 생명보험이 활용된다.

(3) 미국은 지속적인 기부가 상당히 발전된 나라다. 대개 기부하면 캐시만을 연상하게 되지만 생명보험을 들어 자선기관에 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인사회의 수많은 봉사단체와 장학재단이 주로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는데 장래에도 같은 곤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생명보험을 이용한 기부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개인과 비즈니스, 그리고 자선기관에 이르기까지 생명보험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단지 죽으면 받는다면 1차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생명보험이 주는 세제상의 혜택, 그리고 적은 비용으로 큰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213)422-1192
새라 이 <재정상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