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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재정상담가 고르기

2002-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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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가이드중 하나인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개인의 재정적 미래를 크게 좌우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 서비스이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지만 여러 면에서 미국의 시스템에 서툰 한인들로서는 어렵기만 하다. 최근 USA 투데이가 심층 보도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 선택 요령을 요약해 본다.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소셜 시큐리티의 불확실성, 이혼이나 배우자의 죽음 혹은 이직으로 인한 생활의 변화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적인 재정적 조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일 엄청난 양의 새 투자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파이낸셜 리서치기관 중 하나인 양키로비치 파트너스(Yankelovich Partners)에 따르면 응답자중 74%가 작년 한해동안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조언을 받고 뮤추얼 펀드등 투자상품을 산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오늘날 미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파이낸셜 어드바이저(파이낸셜 플래너 혹은 파이낸셜 컨설턴트로도 부른다)는 재정 문제를 치료해 주는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고객의 재정상태를 분석하고, 장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고객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로서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각기 다른 정책으로 인해 관리감독에 허점이 많기 때문에 너도나도 자신을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라고 주장할 수 있을 만큼 자격조건이 모호하다.

교육과 훈련경력 중요

그렇기 때문에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를 고를 때는 얼마나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고 어떠한 교육 및 훈련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어드바이저의 학문적 배경이나 과거의 직업은 무엇인지, 조언은 얼마나 구체적으로 해 줄 것인지, 투자와 관련된 정기적인 검토는 언제 얼마나 자주 하는지 등이 모두 점검해야 할 사항이다.
어떤 방식으로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는지, 투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속법이나 어카운팅에 관해서도 조언을 해 주는지 등도 물어보는 것이 좋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다양한 자격증중 가장 많이 통용되는 것은 포괄적인 재정계획에 관련된 교육이 요구되어 지는 CFP(Certified Financial Planner)와 보험회사 직원들을 위한 재정계획 자격증인 ChFC(Chartered Financial Consultant). 자신의 어드바이저에 관해 알고 싶은 고객들은 증권거래 관리감독 기구인 SEC 홈페이지(www.sec.gov)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드바이저가 대답한
새 고객들이 찾아온 이유

은퇴계획의 필요성 때문 50%
이전 어드바이저에 불만 46%
포트폴리오 수익률 나빠 23%
상속 계획의 필요성 13%
자녀 학자금 플랜을 위해 4%
세금 관련 문제점 때문에 3%
<자료: 세룰리 어소시에이츠>

지난 3년간의 주식시장 하락세로 인해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한 투자자들이 많다. 파이낸셜 서비스 컨설팅 회사인 세룰리 어소시에이츠(Cerulli Associates)의 어드바이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어드바이저들의 새 고객중 거의 반 정도가 이전 어드바이저와의 좋지 않은 경험 때문에 옮겨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 비율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좋지 않아서 찾아온 고객 비율의 무려 2배에 해당되는 수치라는 점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드바이저들의 보수가 책정되느냐가 고객불만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수책정 방법 3가지

과거에는 대부분 고객이 투자를 할 때 발생되는 커미션으로 보수가 책정되었지만 현재는 다양하게 바뀌었다. 어드바이저의 보수 책정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고객 상담에 사용한 시간과 서비스에 따라 수수료(Fee)만 부과하는 방법이 있고, 둘째 재정관련 상담은 무료로 해주지만 여러 금융상품을 통해서 커미션을 받는 방법이 있고, 마지막으로 수수료와 커미션을 함께 부과하면서 커미션의 비중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방법이 있다.

처음으로 어드바이저를 찾는 고객이라면 어떤 종류의 조언이 얼마만큼 필요한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 만약 단순히 IRA 계좌개설 방법이나 어떻게 주식거래를 하는지를 알고 싶다면 AmeriTrade, E*Trade등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 위험도의 허용치와 투자 포트폴리오와의 상관관계, 자산분배에 관련된 분석, 부채를 관리하는 방법, 투자를 통해 세금을 줄이는 방법 등이 궁금하다면 적당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를 찾아야 한다.

좋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는 고객의 재정적인 목표와 투자 위험도의 허용치뿐만 아니라 자산과 부채까지도 면밀하게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고객의 포트폴리오가 매년 한자리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데 연 평균 15퍼센트의 이자를 무는 크레딧 카드 부채를 가지고 있다면 투자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앞서 언급한 세룰리사 조사에 따르면 어드바이저중 29%만이 고객의 부채수준을 검토한다고 한다. 또 단지 27%의 어드바이저만이 포괄적인 재정계획에 숙달되어 있다고 한다.

고객들은 재정관리의 무거운 짐을 덜기 위해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를 찾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대로 된 어드바이저를 찾는 일이 고객에게 있어 또 하나의 짐이라는 점이다.

(213)251-1634
박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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