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방장 레서피 아라도 장어마끼

2003-0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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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머리 고아낸 소스가 좌우
여러번 굽고 쪄 담백해야 제맛”

스태미너 음식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장어요리다. 스시, 사시미 몇점으로 배가 부르냐고 투덜거리는 남성들도 장어덮밥, 장어구이, 장어마끼 등 ‘장어’만 들먹거리면 힘이 솟는 듯 부리나케 일식당을 찾곤 한다.
일식전문식당 ‘아라도’의 주방장 고용건씨가 자신있게 권하는 특선요리도 장어마끼다.

스시맨 경력 20년의 비법으로 만들어내는 장어마끼는 특유의 달콤 담백한 맛도 좋지만 아보카도와 고보, 세치알로 장식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장어맛의 절반이상을 좌우하는 건 ‘소스’. 냄비에 손질하고 남은 장어뼈와 장어머리를 깨끗이 씻어 함께 끓인다. 뼈 50g에 물 500cc정도의 비율이 적당하다. 끓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여 45분쯤 끊인다.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물러지고 뼈 국물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면 불을 끄고 상온에서 식힌 뒤 체에 걸러 뼈는 버리고 진국물만 이용한다.
준비된 장어뼈 국물에 간장, 정종, 설탕, 물엿, 생강, 계피 등을 넣고 다시 국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조린다. 국물을 조릴 때는 중약불 정도가 적당하며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 불을 약하게 만들어 은근히 조려서 식힌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민물장어다래소스’는 여러 번 사용하면 되직해져서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짠맛이 감돌게 된다. 이럴 경우 정종 또는 맛술을 조금 넣고 살짝 끓여 농도와 간을 알맞게 맞춘다.

다음은 장어구이. 먼저 손질한 장어를 오븐에 구운 후 다시 25분 가량 스팀에 찐다. 이렇게 굽고 찌는 과정을 거쳐서 장어를 식혀야 장어자체가 부드러워지고 기름이 쏙 빠진다. 특히 장어는 민물에서 성장하여 산란기가 되면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산골짜기에서 바다까지 헤엄쳐가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물고기이기 때문에 산란 직전인 가을철이 장어요리의 제철이다.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마끼 만들기. 마끼는 밥이 생명이다. 마끼 속에 들어가는 달짝지근한 계단과 게살의 맛도 중요하지만 장어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밥을 얇게 붙여야 한다.

서울 하이야트호텔에서 스시맨을 시작한 고용건씨는 20년 경력으로 마끼를 만들기 위해 손으로 밥알을 움켜쥐면 밥알 숫자까지 균일하게 맞출 정도의 베테런.

“장어는 알콜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서 술안주로 좋고 허약 체질을 강화해주는 강장식으로 손꼽히죠. 특히 중년의 남성들이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장어요리를 많이 찾지만 빈펼과 감기에는 물론 피부 미용에도 좋아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음식입니다. 노화방지에도 좋습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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