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공화당의 ‘절반의 승리’

2002-11-13 (수)
크게 작게
불황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이 이긴 것은 유권자들이 공화당이 주장해 온 이슈들에 대해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지지자로 돌아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조지아에서는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원으로 태도를 바꿔가고 있는 현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진행돼 온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많은 공화당원을 생산해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당보다는 후보 개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연유다. 당을 강화하는 작업보다는 TV광고에 더 주력해 일반 유권자들이 당에 대해 갖는 교감이 줄어들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이유가 된다. 전국적으로 보면 투표자의 약 70%가 자신의 당적에 따라 투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당원의 8%, 공화당원의 4%만이 당적을 바꿔 투표했다. 그러므로 민주당은 부시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지지 그룹을 창출했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애국심, 국가안보 등이 핫 이슈가 되면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이득을 보게 돼 있다. 이 때 메디케어나 소셜 시큐리티는 별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주 공화당은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상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민주당은 백악관과 의회를 공화당에 내주었지만 민주당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지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도널드 그린·에릭 시클러/뉴욕타임스


전쟁의 참화가 할퀴고 간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이웃 나라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보스니아는 그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좋은 예다. 7년 전 내전종식을 위해 미국이 개입한 이래 이 나라는 아직도 자립하지 못하고 있다. 총성은 멎었고 수십만의 난민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6년간 여섯 번의 선거가 치러졌지만 아직도 2,000명의 미군을 비롯한 1만2,000명의 외국 군대가 주둔하며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평화가 절대적 권한을 가진 서방 관리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를 해봐야 내전의 원흉인 민족주의 정당들이 이긴다. 보스니아는 내전상태는 아니지만 여성과 마약 밀매가 횡행하고 전범들이 숨어 지내고 있다. 당장 나라가 망하지는 않겠지만 상당기간 외국 군대가 철수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부시 행정부는 처음 클린턴이 시작한 보스니아 사태 개입을 비하하고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까지 위협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은 대규모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기보다는 아프간 임시정부를 세우는 다른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럼으로써 아프간은 무자비한 군벌들 손에 맡겨졌으며 언제 다시 혼란에 빠질지 모르는 상태다.
백악관은 이라크에 대해서는 또 다른 모델을 구상중이다. 군정 실시가 그것이다. 민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수년 간 미군이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보스니아는 이 안이 일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남의 나라에 발을 들여놓기는 쉽지만 빼기는 어렵다. 이라크는 보스니아보다 훨씬 크고 복잡하다. 부시 행정부는 전후 처리 문제의 심각성에 관해 정직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 사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