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당 백중세가 정치 망친다

2002-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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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말과 2차 대전 직후의 짧은 기간을 제외하곤 대체로 공화, 민주 일방이 선거판도를 지배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난 2000년 선거 때와 비슷하게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양당의 판세가 박빙의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54~1994년에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었다. 하원선거는 항상 승리했고 상원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집권 시 6년간을 제외하곤 13번이나 승리했었다.
지금 우리는 또 한번의 과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실지로 2000년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는 미국 역사에서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바로 균형의 시기를 지칭한다.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공격, 불경기 등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정국의 근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2002년은 물론이고 2004년 총선에서도 어느 한쪽이 대세를 움켜쥐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행 선거자금 모금법 등 선거 관련법에 따르면 매력적인 신인의 정계 입문이 과거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니 하원의석 50-60석이나, 상원의석 10-12석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대변화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막강한 다수당의 출현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말 이다.
일견 팽팽한 접전은 민주주의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압도적인 다수당이 있는 것과 비교해 부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의원들은 입법 과정에서 당론에 투철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 개선안에 대한 공방에서 보듯, 민주는 공화당의 연금 일부 사유화안에 대해 공격을 하고 있으며 공화당은 수령자들이 전혀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란 말로 방벽을 쳐놓았다. 결국 양당은 소셜 시큐리티 개선안을 입법화하는 데 실패했다. 의회 내 양당의 균형이 의회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 이다.
노먼 온슈타인/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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