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 독트린’의 파급효과

2002-10-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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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들이 새로운 뉴스가 없을 것이라며 부시의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았고 백악관도 중간선거를 의식한 전략이란 오해를 사지 않도록 가급적 요란을 떨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부시의 연설은 21세기 미국의 세계 전략을 이룰 독트린이 될 것이다. 부시 독트린은 왜 지금 이라크를 공격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지금 이라크를 무장해제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제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먼로 독트린이 처음에 주목을 받지 못하다 나중에 남미에 미군 개입을 정당화하는 빌미를 주었고 트루먼 독트린이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정권을 지원하는 미국정책의 근간을 이룬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금 부시 독트린이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월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다.
부시는 9.11이후 오사마 빈 라덴과 모하메드 오마르에 집중했고 군사행동을 감행한지 1년여 만에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켰다. 2002년 국정연설에서는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선제 군사공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시의 전략이 하나하나 나오는 것 같다.
세상이 조금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시가 전쟁 얘기를 꺼내면 주가가 떨어진다. 러시아는 인접국인 조지아에 대해 유사한 행동을 취하고 싶어한다. 중국, 인도,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로 부시의 전략을 따라 하려 들 수 있다. 핵 확산 금지에 대한 각국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제 3세계는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핵무기를 가지려 할 것이다. 브라질의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는 룰라도 대선 유세에서 브라질이 핵 확산 금지조약에 얽매이는 것은 어리석다고 밝혔다. 미국이 비타협적인 독트린을 견지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제임스 피커튼/LA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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