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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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리는 사람부터 먹이자

2002-08-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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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남아프리카에 사는 1,300명이 아사에 직면해 있다. 국민들의 생계에는 수십 년 간 이 지역을 지배해온 나쁜 정부와 심각한 가뭄 때문이다. 원인이 어디 있던 간에 당장 이들은 식량이 필요하다. 7만5,000톤의 옥수수, 콩 등을 실은 배가 미국을 떠나 아프리카 동부해안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또 19만 톤의 곡물이 추가 선적될 예정이다. 미국은 12월까지 아프리카가 필요로 하는 식량지원 규모의 절반을 현지에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식량이 주민들에게 전달될 지는 의문이다. 잠비아,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 3개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지원식량이 유전자 변형 식량이란 이유로 거부할지 모른다. 다른 곡물까지 오염시켜 유럽에 수출하기 어려워 질 것을 우려할 지 모른다.

유럽은 유전자 변형 식품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법안은 비현실적이므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지금 미국의 지원을 마다할 입장이 아니다. 당장에 굶어 죽어 가는 국민들을 먼저 먹여 살려야 한다. 불확실한 경제 파급 문제는 다음에 생각해도 된다.


유럽의 지도자들도 유전자 변형 곡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혼동해선 안될 것이다. 끝으로 부시 행정부는 이들 아프리카 3개국에는 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은 정상적인 곡물로 준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미국의 곡물제공자들은 이미 유전자 변형 곡물과 정상적인 곡물을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아프리카 주민들이 굶어 죽는 재앙을 방치해선 안 된다. 정치적 아집만 옆으로 제쳐 두면 얼마든지 이들을 먹여 살릴 식량은 있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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