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북한 대화채널 열어놓자
2002-08-09 (금)
수년간 질질 끌어오던 북한 경수로 2기 중 1기가 마침내 착공됐다. 부시행정부가 북한은 악의 축이라고 칭했지만 북한과의 외교적 접촉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현명한 처사다. 김정일은 이랬다저랬다 하지만 아무튼 당분간 미국은 평양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대화채널을 열어 놓는 게 바람직하다.
초여름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회담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서해교전으로 무산됐었다. 2주전 북한은 무력충돌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로써 남북대화는 거의 1년만에 물꼬를 트게 됐다.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면서 파월 국무장관과 북한의 외무장관이 지난주 잠깐 회동할 수 있었다.
지난 수년 간 북한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재앙에 가까운 경제위기에서 정권안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평양의 희망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경제를 개방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는 시장경제 도입으로 공산당 지배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은 비 재래식 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미사일이나 군사기술을 파키스탄, 중동에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그러면서 만일 이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청을 들어준다면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재정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협박에 굴복해선 안 된다. 하지만 위협 요소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북한내 경수로 착공은 1994년의 제네바 협정은 좋은 본보기이다. 경수로가 완공되기 전 북한의 핵개발 발전소와 실험실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1994년 이전에 생산한 플루토늄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경수로 착공식에 특사를 파견함으로써 제네바 협정을 지지함을 보여주었다. 평양 정권이 새로운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는 다른 안보 이슈들에 대한 해결책 모색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