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물건 대주고 가게 경영지도까지

2002-08-0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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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여성

▶ 이태리 패션 파이오니어 이영진씨

’이태리 패션’ 하면 사람들은 구찌나 알마니, 버사치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런 브랜드들은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배우나 상류층 인사들만 입는 명품중의 명품.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태리의 ‘보통 패션’은 어떤 옷일까?

다운타운 캘리포니아 마트 4층의 ‘베네치아’(Venexia)에 가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패션 파이오니어 이영진씨(49)가 두달전 오픈한 이 곳에는 30~40대 멋쟁이 여성들을 겨냥한 질 좋고 스타일 좋은 ‘보통’ 이태리 패션들이 고즈넉한 살롱풍의 디스플레이로 옷 깨나 입는다는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탈리아에도 주부로부터 커리어 우먼, 비즈니스 우먼들을 위한 브랜드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패션의 본고장이니 당연하지요. 한인들은 너무 모르고 무조건 비싼 유명 상품만 찾는 것이 안타까와 이런 브랜드들을 적극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옷, 이태리 옷의 홀세일과 리테일 경험이 십수년인 이씨는 바느질 예쁘고 라인이 섬세한 이태리 옷에 반해 아예 전문 도매상으로 나섰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퀄리티 좋고 디자인이 특이한 브랜드를 찾은 것이 ‘네스’(Ness), ‘리스트’(List), ‘넬’(Nyl)등. 이런 중저가 이태리 패션을 미국에 홀세일 대리점 형식으로 들여온 것은 이씨가 처음으로 앞으로도 좋은 브랜드를 계속 더 개발할 생각이다. 미국 브랜드와 비교하면 BCBG, DKNY, 베베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매가는 니트와 블라우스, 바지, 수트가 100달러에서 400달러 선이다.

"이태리 옷은 바느질이 예쁘죠. 같은 옷을 만들어도 미국 옷이 ‘규격대로’ 라고 한다면 이태리 옷은 섬세한 라인과 작은 아이디어, 장식 하나하나가 매력적이예요. 또 이탈리아 여성들은 한인 여성들과 체형도 비슷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씨는 그녀가 개발한 옷들이 미국에서 많이 보급되기를 바라지만 원하는 스토어마다 모두 옷을 넣어주지는 않는다. "내 옷을 팔만한 가게라야 준다"는 프로다운 욕심 때문. 이태리 옷을 팔겠다는 곳이 있으면 먼저 스토어에 가보고서야 결정한다는 그녀는 옷을 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아름답게 꾸며주려는 정성이 있어야 진정한 패션 스토어라고 주장한다.

"옷가게는 많아도 부티크는 없어요. 무조건 옷만 파는 미국식 싸구려 스토어는 사절입니다. 상점이 아니라 가정집 거실 같은 안락한 분위기에서 고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토탈 케어 해주는 프랑스 식 살롱 부티크를 곳곳에 확장하는 것이 제 궁극적인 목표이지요"

고객에게는 토탈 패션을, 업주에게는 경영법까지 책임지고 가르치는 ‘맞춤’ 홀세일러 ‘베네치아’는 한 도시에 한 스토어에만 물건을 대주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철저한 경영방식으로 미전역에 이태리 패션을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오픈한지 두달만에 벌써 남가주에만 20여군데 스토어에 옷들이 나가 있고 타주 대도시에도 파고 들어가는 중. LA에서는 채프먼 플라자의 ‘크로아체’와 세리토스의 ‘캐주얼 뉴스’가 이씨의 물건만을 취급하는 이태리 패션 전문점이다.

일본에서 패션 디스플레이를 공부하고 한국과 미국에서 이 분야의 오랜 경험을 쌓아온 이영진씨는 11년전 도미, 세리토스와 팔로스 버디스, LA동부지역에서 한인과 백인 상대의 리테일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경영해왔다. ‘베네치아’에 관한 문의는 (213)239-9078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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