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자본주의의 다른 면

2002-07-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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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뉴욕타임스 기고>

인텔의 창업주인 앤디 그로브가 최근 몇 주간의 무드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오늘날 미국에서 기업 경영간부로 있다는 것이 “당황스럽고 수치스럽다”는 것이었다.

다른 많은 성공 사례가 그랬듯이, 창업 초기 인텔은 개혁과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경제 시스템에 의해 양분을 공급받고 중소기업청 같은 기관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인텔은 미국적 성공사례의 본보기로 자랐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소기업 소유주들은 언제나 기본원칙에 초점을 맞추었다. 뭔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 내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그 과정에서 이윤을 얻는 것이었다. 끝을 알 수 없는 현 기업 부패의 핵심에는 이런 기본들과의 결별이 놓여 있다.
주식시장의 명령에 끌려 다니느라 많은 기업들이 우선순위를 잃어버렸다.


4분기 수익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장기적 가치 수립보다 더 중요해졌다. 그 결과는 거대 기업들의 내부파열, 수천명의 감원, 그리고 사라진 은퇴 적금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외적 비관주의에도 불구,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기업 운영에 있어서 공명 솔직하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들이 무너진다고 해서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1990년대 새 일자리로 창출된 순이익의 80% 이상은 대기업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에 걸친 소기업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90년대 말 노동력의 거의 절반은 소기업에 고용되었다. 그들의 노력으로 90년대의 기록적 경제 성장이 이뤄진 것이었다.

전세계 정부와 경제계 지도자들은 우리가 소기업을 어떻게 육성하는 지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온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 자본주의의 이런 또 다른 면을 세계에 변변히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중소기업청의 위상이나 예산을 형편없이 깎아버렸다.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중소기업청의 대출한도 능력이라도 원상 복구해야 한다. 주식시장의 도박이 아니라 일자리와 이윤에 기초한 비즈니스가 미국 자본주의의 진짜 토대이다.
프레드 호치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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