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운전면허증은 단순히 운전을 할 수 있는 허가증이 아니다. 그 이상이다. 어디를 가나 필요한 생활필수품이다. 한 마디로 운전면허증 없이는 꼼짝할 수 없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그런데 문제는 운전면허증이 없는 사람은 국제 운전면허증이라도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 운전면허증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국제 운전면허증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국제 운전면허증, 국제 운전면허증 하는데 국제 운전면허증이란 무엇인가?
▲국가간 교역과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여행자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자국 운전면허를 가지고 자유롭게 운전할 필요가 그만큼 늘어난다. 그래서 1949년 유엔 주재 하에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 교통회의에서는 국제 운전면허증을 만들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운전면허증은 자국 운전면허증을 번역해 놓은 데 지나지 않는다. 자국 운전면허증과 함께 이 자국 운전면허증 번역본을 가지면 어느 나라에서도 자유롭게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제 운전면허증은 어느 기관에서 발급하는가?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는 기관은 각 나라마다 정해져 있다. 미국에서는 AAA를 비롯한 두 곳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미국 운전면허 소지자에게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신문에 보면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한다고 선전하는 곳이 많다. 믿을 수 있는 선전인가?
▲국제 운전면허증은 운전면허증을 발급한 나라에서만 받을 수 있다. 가령 한국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한국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미국에서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해 준다고 주장하는 광고는 한마디로 허위 과대광고로 보아도 된다.
-미국에서도 국제 운전면허는 유효한가?
▲그렇다. 방문자가 국제 운전면허증과 자국 운전면허를 갖고 운전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 단 자국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령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어야 국제 운전면허증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국제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프리웨이에서 과속으로 달리다 적발되었다. 그런데 경관은 국제 운전면허증이 있는데도 무면허 운전자로 간주해 경범으로 처리해 법원으로 넘겨졌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미국을 방문자 신분으로 들어와 있다면, 국제 운전면허증을 갖고 운전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있을 수 없다. 만약 경관이 이것을 문제삼았다면, 이것은 경관 자신의 무지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나중 법정에서 국제 운전면허증을 갖고 운전했다는 것을 입증하면 이 문제는 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경찰이 과속운전으로 적발했을 때, 운전자의 이민 신분을 동시에 문제삼을 수 있는가?
▲1996년 이민법은 지방 경찰이 이민국과 별도의 협약을 한 경우에는 지방 경찰이라도 교통위반자의 체류신분을 문제삼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행히 전국의 어느 지방 경찰도 이민국과 별도의 협약을 한 사실이 없었고, 지금까지 단순히 교통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의 체류신분을 문제삼는 예는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연방 법무부는 지방 경찰이라도 불법체류를 문제삼을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매우 이례적인 이 유권해석에 따르면 불법체류자의 체류신분을 문제삼는 것은 경찰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법무부의 이런 해석에도 불구하고, LAPD를 비롯한 지방 경찰들은 대부분 경찰이 이민법을 집행하는 것은 치안유지라는 경찰 본연의 임무와 상충된다는 이유로 반대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 "우리가 연방법을 집행하는데 동원될 수 없다"는 볼멘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에 적법하게 입국해 운전면허를 받았다. 그런데 그 후 체류신분이 죽었다. 불법체류자가 된 것이다. 이런 사람도 운전면허를 갱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운전면허를 받기 위해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캘리포니아의 경우 체류신분이 죽은 사람도 운전면허를 갱신 혹은 연장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는 운전면허를 받을 때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모든 주가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하와이, 웨스트버지니아, 미시시피 등 10개 주는 운전면허를 받을 때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