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가가 헷갈려"

2002-04-27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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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년간 미국인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어온 요가가 너무 미국식으로 변질돼 원래의 요가로 돌아가야 한다는 우려와 비난이 일고 있다.
5천년전 인도에서 시작된 요가는 금욕, 금식, 명상을 통해 참 자아를 깨우치는 정신수양인데, 요즘 미국에서 실시되는 수많은 요가 클래스들은 마치 에어로빅 클래스를 방불케하는 신체단련에 집중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요가는 지나치게 미국화되고 상품화되어 요가의 원래 목적과 관계없이 마치 건강을 위한 운동의 이미지로 변질돼왔다. 때문에 젊은이들 사이에는 ‘요가 피트니스’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하고 철마다 새로운 요가 패션이 창조되기도 하며 번쩍거리는 대도시에는 반드시 요가 스튜디오들이 몇 개씩 자리잡게 됐다.

이 분야에서 가장 발행부수가 많은 잡지 ‘요가 저널’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1,500만명이 요가를 하고 있는데 이는 4년전의 1,200만명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관심과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자 순수 요가인들은 ‘마음수련’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꼿꼿한 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기는 육체적인 훈련 폼은 요가의 일부일 뿐인데 이것이 마치 전부인양 땀 흘려 요가 포지션을 취하는 것에 치중하는 것은 요가의 정신을 망친다"고 주장한다.

산타모니카에서 요가센터를 운영하는 매티 에즈라티는 미국인들의 ‘땀내기 중독’이 요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탄한다. 이에 따라 요가가 에어로빅이나 킥복싱의 대체운동처럼 개발됐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요가 전문가들은 날로 성장하는 이 미국식 요가의 마켓앞에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다. 명상이나 호흡을 가르치는 요가보다 워크아웃 클래스를 방불케하는 ‘파워 요가’가 훨씬 인기있기 때문.

심지어 이런 파워 요가의 선봉자들은 요가 근본주의자들의 비난과 우려를 일축한다. "수학에도 응용 수학이란게 있는데 응용 요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나쁠게 없다"는 것.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있는 요가 웹사이트(www.yogasite.com)의 창설자 잔 투니 역시 그 말에 공감한다. 참 자아를 깨우치려는 순수 요가 신봉자들의 주장은 이해하지만 "바쁜 미국생활에서는 비현실적인 이상론"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요가로 돌아가자는 운동은 몇몇 순수 요가인들 사이에 조용히 퍼져가고 있다. 실력있는 요가 선생들의 연합체인 요가 연맹은 지난 97년 훈련된 교사 등록제를 시작했다. 여기에 등록되려면 최소 200시간의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이중에는 자기 스승의 철학을 배우는 시간도 30시간 포함돼 있다.

요가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발생지인 인도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인도에서 열린 학회들은 ‘어떻게 하면 요가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가’하는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곤 했다. 이에 따라 인도의 카이발리야다마 요가학회는 98년 여러 다른 요가의 지도자들을 한데 모아 권위있는 요가법을 만들어 홍보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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