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닌학살’ ‘자살테러’ 모두 조사를

2002-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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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월터 라이히/LA타임스 기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격하면서 대량학살과 전범행위를 저질렀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조사반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유엔 조사반의 활동이 자국의 혐의를 벗게 해 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스라엘측은 조사반이 시가전의 속성을 이해할 수 있는 군사적 배경을 갖고 있어야 적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난 총장이 지명한 3명의 조사반원은 모두 이같은 경험이 없다.

이스라엘이 조사반을 신뢰하고 유엔이 중립적임을 보여주려면 예닌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주장만을 조사할 것이 아니라 이와 함께 이스라엘 시민을 타겟으로 한 자살테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개입 여부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조치가 있어야 평화를 위한 유엔의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살테러 배후에 팔레스타인 당국과 연계된 조직이 있다는 증거가 많다.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국가가 아니므로 국제 관례상 이스라엘과 동등한 위치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당국은 국가가 아니므로 자살테러를 통제할 수 없다고 한다.

수십 명씩 민간인을 살해하는 자살테러 막지 못하는 자치정부라면 이스라엘이 무슨 이유로 협상을 하겠는가. 자살테러는 중동평화의 중심적인 이슈다. 유엔 조사반은 이에 대한 조사를 병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조사는 장차 협상을 가로막을 요소를 미리 해결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를 지닌다. 또 전범혐의는 어느 쪽에서 제기되든 반드시 조사하는 게 도의적으로도 옳다.

유엔 조사반이 이스라엘에 의한 예닌 학살혐의와 팔레스타인 당국의 자살테러 배후혐의를 동시에 취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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