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이먼의 승리

2002-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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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뉴스 사설)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빌 사이먼이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가주 지사 후보로 지명된 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1,000만달러를 쏟아 부으며 리오단을 공격, 11월 본선에서 당선될 수 없는 보수주의자를 상대로 맞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가 당선될 수 없는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 사람은 또 하나 있었다. 그를 만만하게 본 리오단이다. 통념과는 달리 사이먼은 주위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후보다.

그의 상대는 에너지 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인 주지사다. 가주를 통치하는 데는 무능한 데이비스는 유능한 유세꾼이며 기금모금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이 있다. 그는 낙태와 총기규제 완화를 물고늘어져 사이먼을 박살내려 하고 있지만 사이먼은 리오단과는 다르다.


사이먼이 데이비스를 이기기 위해서는 예선 때와 같이 짜임새 있는 캠페인을 펼쳐야 하지만 포커스는 달라야 한다. 사이먼은 진짜 보수주의자는 리오단이 아니라 자신임을 확신시켜 공화당원의 지지를 얻어냈다. 그것은 예선에서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본선에서는 어림없다.

데이비스는 각종 사회적 이슈를 들고 나와 그를 궁지에 몰아넣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낙태문제는 가주 주지사가 좌우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가주 주민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전력난이나 예산 적자, 교육 실패 같은 이슈로는 데이비스는 이길 수 없다.

따라서 그는 가능한 한 이를 피해나가려 할 것이다. 사이먼이 이기는 길은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사이먼은 그의 영웅인 레이건을 흉내내 소신은 굽히지 않으면서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과도 같이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주 주민들에게 이번 선거가 자기 생각을 강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데이비스가 일으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란 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사이먼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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