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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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분노의 핵심

2002-03-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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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토마스 프리드먼/뉴욕타임스

인도에서 힌두교도와 무슬림과의 분쟁으로 544명이 사망하고 이 중 대다수가 무슬림이었다. 힌두교도가 무슬림들을 죽여도 아랍언론들은 크게 흥분해하지 않으면서 무슬림 수십명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되면 전세계 무슬림들이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진정한 대답은 유대교, 기독교, 회교 등 유일신을 믿는 종교 중 회교를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이슬람의 인식과 무슬림 세계의 빈곤, 억압, 저개발 등 열악한 이슬람 현실과의 괴리와 깊은 관계가 있다.

중동에 체류하고 잇는 미 외교관이 언급했듯이, 이슬람의 무기력함을 일깨우는 것은 이라크나 인디아가 아니라 이스라엘이란 것이다. 이라크가 무슬림 자국민을 살해하고 인디아에서 무슬림들이 살해되는 데도 무슬림들의 반응이 둔감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무슬림의 분노의 기저에는 경제적 빈곤보단 자존심의 빈곤이 깔려 있다고 믿어왔다. 교육을 받았으나 현실적으로 좌절을 맛본 젊은층에 이같은 의식은 더욱 확산돼 있다. 뉴욕테러범들이나 대니 펄 기자 살해범들도 마찬가지 부류다. 물론 미국의 정책이 비난을 모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이 잘못한 점이 있지만 무슬림 세계는 분노의 원인에 대해 스스로 숙고할 필요가 있다.


무슬림만이 그들의 분노를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서방세계와 이스라엘이 이를 도울 수는 있다. 그 일환으로 이스라엘이 점령지역에서 철수하는 일이다. 이스라엘 혼자서 이를 단행할 수는 없지만, 이같은 행동이 무슬림 과격파들의 준동을 막고 대다수 온건한 무슬림들의 목소리를 높여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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