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시의 정치 놀음

2002-03-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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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뉴욕타임스 사설

시장과 자유무역을 신봉하는 공화당 정권을 선출하기 위해 애써온 기업인들은 지금 머리를 긁고 있다. 노조의 비위를 맞추려 드는 것은 민주당인 줄 알았는데 지금 부시 대통령은 전임 민주당 정권도 거부해 온 강철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중이다.

여러 제조상품에 대한 사실상의 새로운 세금인 관세가 시행될 경우 이는 불황에서 벗어나려는 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다. 이로 인해 보존되는 강철업계 일자리보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등 강철 사용 기업에서 사라지는 일자리가 훨씬 많다. 또 이런 보호무역주의를 취하는 것은 무역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관세장벽을 허물어 세계인의 생활수준을 높이겠다던 부시 행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경제적 측면으로만 본다면 이를 거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부시는 2000년 대선 때 주위의 비웃음에도 불구, 강철 노동자들의 표를 얻어 민주당의 텃밭인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승리했다. 여기서 졌더라면 그는 아직도 텍사스에 있었을 것이다. 부시는 2004년 대선은 물론 올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펜실베니아 등 강철을 생산하는 주에서 승리하기를 원하고 있다.

부시는 강철업계가 요구하는 40%의 일괄 관세보다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타협안을 마련중인 모양이지만 이는 강철업계를 만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미국은 입으로만 자유무역주의를 신봉한다는 의심을 부추겨 유럽 각 국의 보복관세를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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