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싼 월 스트릿

2002-03-05 (화)
크게 작게

▶ 미국의 시각

1962년 샘 월튼이 아칸소에서 첫 월마트 스토어를 연 지 40년 만에 월마트는 엑슨-모빌을 젖히고 매출 세계 1위의 기업이 됐다. 월마트 대변인은 이것이 "알뜰 샤핑을 강조한 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낼 때 상품이 그 만한 가치가 있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남의 돈을 관리하는 투자 매니저들은 그렇지 않다. 미 자본주의의 기현상 중 하나는 개인 투자가들이 자신의 투자 결정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엔론은 이 현상의 극단적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쯤 월가도 월마트처럼 값을 깎았으리라 기대하는 것이 정상이다. 불황이 시작된 지 1년이 됐다. 불황이 이미 끝났다는 낙관적 관측에도 불구, 회복은 미미하다. 증시는 2년 전 정점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주가는 비싸다.


물론 주가의 가치를 재는 객관적인 척도는 없다. 그러나 순익이나 배당, 순자산이나 금리 등 어떤 기준으로 비교해도 현 주가는 어마어마하게 높다. 그 중에서도 대기업 주가가 특히 과대 평가돼 있다. 수천 억 달러의 돈을 갖고 있는 투자회사들은 이름 있는 유명업체에 무조건 돈을 쏟아 붇고 있다. 베어 마켓에 접어든 S&P 500대 기업의 P/E가 25에 달하고 있는데 여기서 41% 정도 떨어져야 정상이다. 주식이 최고의 투자 수단이라는 것은 사실이며 거짓이다. 같은 주식이라도 얼마에 사느냐가 키포인트다.
주식에 투자해 성공을 거두는 방법이 있다. 워렌 버핏처럼 좋은 비즈니스를 싼값에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팔려 할 때 사고 끝까지 자기 소신을 지키는 것이 그 비결이다.

(짐 그랜트/ 뉴욕타임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